[세계를 빛낼 TK과학자]<8>인간의 마음 읽는 ‘감정지능AI’ 연구하는 계명대 의용공학과 이종하 교수

김명규 기자 2025. 10. 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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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지능 헬스케어 시스템 연구하며 ‘Warm Technology’ 지향
무선 심전도 센서·광자극 치료기 상용화로 ‘연구-산업 순환 모델’ 구축
뇌·내분비계 호르몬 변화까지 읽는 AI로 의료·헬스케어 패러다임 전환
이종하 계명대 의용공학과 교수가 인공지능컴퓨터진단연구실에서 연구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김명규 기자

"인공지능(AI)은 앞으로 인간의 생체 언어를 이해하며 인간의 감정을 읽게 될 것입니다. AI가 인간의 감정에 공감할 때, 과학은 인간과 가장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바이오메디컬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신체와 마음을 동시에 해석하는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계명대 의용공학과 이종하(47) 교수는 "현재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생리, 행동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이끄는 계명대 인공지능컴퓨터진단연구실(AICD Lab, 이하 AI 연구실)은 △AI 기반 의료진단 △감정지능 AI △디지털 호르몬 알고리즘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융합지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연구와 산업을 연계시켜 나가고 있는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대한민국 10대 건강한 연구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종하 계명대 의용공학과 교수. 김명규 기자

AI 연구실에서는 AI와 생체신호를 결합한 다양한 기술이 이미 개발돼 의료현장에 도입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이용한 인체 삽입형 심전도(ECG) 센서, AI 제어형 광자극 신경치료기, 비접촉 생체신호 감지 플랫폼 등인데, 이러한 기술은 환자의 생리 데이터뿐 아니라 감정 상태까지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감정지능 헬스케어 시스템(Emotional Healthcare System)'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 연구실은 인간의 생물학적·감정적 반응과 AI의 계산 능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가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제어함으로써 환자 상태에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지능형 치료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AI가 생리 상태는 물론 감정까지 함께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할 때, 그 기술은 인간을 공감하는 '웜 테크놀로지(Warm Technology)'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여 년간 이 교수는 인공지능과 바이오메디컬의 융합 연구에 꾸준히 매진해왔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총 82건의 특허 등록, 56건의 기술이전(약 15억 원 규모), SCI·SCIE 논문 51편 게재라는 성과를 냈다. 그는 "우리 연구의 성과는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3건의 기술 창업 성공과 신규 일자리 창출, 산학협력 기업의 평균 매출이 20% 이상 증가 등 실질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의 연구 성과 중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무선전력 전송을 이용한 인체 삽입형 심전도 센서 시스템'은 소형 센서를 인체에 삽입해 심박과 전기신호를 무선으로 지속 측정하는 기술로, 지역기업에 이전돼 헬스케어 제품 개발로도 이어졌다. 아울러 이 교수가 연구한 '광자극 기반 알츠하이머 치료 센서 기술'은 알츠하이머의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았는데, 이 교수와 함께 이 연구를 주도한 그의 제자는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인셉션랩'이라는 기업을 창업해 지난해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자극 기반 인체삽입형 알츠하이머 센서. 이종하 교수 제공

이처럼 그는 연구 결과는 논문 안에서 머물지 않고 산업 생태계로 흘러간 뒤 다시 새로운 연구로 재투자되는 지속가능한 연구-산업 순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로 2019년 보건복지부,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2022·202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4년 교육부 등 각 부처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최근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연구는 '디지털 호르몬' 기반 감정지능 AI다. 이 교수는 "감정은 뇌와 내분비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미세한 변화로 표현되는데, 이 변화를 디지털 생체신호로 정량화해 AI가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계명대 튜링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뉴욕대학교(NYU) 인공지능센터, 템플대학교 알츠하이머센터와 협력해 '디지털 호르몬–감정 AI 모델'의 국제 표준화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 교수 "2~3년 뒤에는 인간의 생리 신호를 읽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감정적 언어로 반응하는 새로운 '감정지능AI 모델'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명대 인공지능컴퓨터진단연구실 스핀오프 기업인 '인셉션랩'이 개발한 헬스케어 제품. 이종하 교수 제공
이 밖에도 이 교수는 의료분야에서 AI의 활용이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수준을 뛰어넘어 진단과 치료 의사결정의 보조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는데, 실제 AI 연구실에서 개발한 'AI 진단 모델'은 심전도 이상 감지와 뇌질환 조기 예측에서 전문의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AI가 MRI, CT, 유전자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질병의 조기 징후를 찾아내고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제는 센서를 몸에 부착하지 않아도 카메라 영상만으로 환자의 심박, 혈압, 감정 상태까지 분석할 수 있다"면서 "환자의 얼굴과 손의 혈류 파형을 분석해 혈압을 추정하는 '비접촉형 혈압 측정 장비'는 현재 임상 검증을 마치고 인허가를 준비 중인데 확장성이 높아 병원은 물론 재택의료, 고령자 돌봄, 스마트 모빌리티 헬스케어까지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종하 교수가 최근 엑스코에서 열린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서 감성 인공지능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하 교수 제공

현재 AI의 생체신호 분석 기술은 대형병원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용돼 환자의 생리와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고령자 케어 로봇', '비대면 감정 모니터링', '인지 상태 분석', '차량 내 피로도 감지 시스템' 등 적용분야가 다양하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는 "이제 AI는 데이터를 단순히 분석하는 수단을 넘어, 환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의료 파트너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렇게 된다면 미래의 의료는 병원에서 가정으로, 치료에서 예측과 돌봄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AI기술 연구와 발전의 방향성을 '인간 중심'에 두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AI기술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과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또 하나의 도구"라며 "기계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 순간이 바로 과학이 인간에게 따뜻함을 돌려주는 때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자로서의 목표에 대해 "기계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AI가 인간을 위한 도구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을 꿈꾼다. 그는 "우리가 만드는 기술이,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과학은 진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AI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인간은 AI를 통해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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