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조선업 협력 강화 피력…NYT “미·중 사이 낀 한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조선업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외신은 한국이 미국의 편에 서면서 중국의 보복 등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됐지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스러운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우리는 더 많은 배를 (만들기) 원한다”며 “수많은 회사가 우리 나라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선박) 건조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앞으로 다시 (조선업) 1위가 되거나 최소한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도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할 훌륭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은 어떻게 하면 미국 내 투자를 가장 잘 이행할 수 있을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함에 따라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폴리티코는 조선업 협력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고 한때 번창했던 미국의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이)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이 3500억달러(약 502조원)라는 거액의 대미 투자와 조선업 협력을 약속했음에도 현금 투자 비중과 투자 기간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한·미 무역협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기자들이 29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묻자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전체적인 틀은 마련됐다”면서도 “처리해야 할 세부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4일 진행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무역협상은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 대신 미국의 편에 서면서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됐다며 그 예로 한·미 조선 협력의 핵심에 있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해 중국이 제재를 내린 사실을 소개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동아시아센터 연구원 패트리샤 김은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과 협력해 우리를 공격하지 말라. 그러면 그에 따른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제3국에 보낸 경고”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NYT는 그럼에도 한·미 무역협상이 여전히 최종 타결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한국은 중국의 압박 속에서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호의를 얻는 데 큰 효과가 없음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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