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만 하면 돈 번다” 캄보디아 사기단 적발
SNS 채팅으로 피해자 유인·금전 편취
피해자 36명, 경찰 추가 수사 진행

"여성인 척 채팅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향한 이들이 결국 대규모 로맨스스캠 조직의 일원이 돼 16억 원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TK파'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합숙하며 1년 넘게 조직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정황을 확인했다.
2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성명불상의 총책이 조직한 범죄집단에 가입해 지난 2024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조건만남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에게 금전을 숙여 뺏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36명, 확인된 피해금은 16억 원에 이른다.

이들은 상호 가명을 사용하고, 근무 중 휴대전화 사용과 사진 촬영을 금지했으며, 야간에는 커튼을 쳐 외부 노출을 차단했다. 부서 간 업무 공유도 제한됐다. 프놈펜의 13층 건물에서 2인 1조로 합숙하던 이들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옮겨 범행을 이어가다 현지 수사당국에 붙잡혔다.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올려 피해자가 연락하면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이후 회원가입을 유도하며 "3단계 인증 미션을 완료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1인당 수십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가로챘다.
피의자 대부분은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SNS 구직광고나 지인을 통해 조직에 가입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이어갔다고 진술했다. 일부는 현지 구금 상태에서도 미검인 총책이 "관작업으로 석방시켜주겠다"고 속이자 이를 믿고 대사관의 귀국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현지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등 증거물 포렌식을 통해 공범 관계와 범행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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