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일교 청탁' 의혹 캄보디아 ODA, 국조실 패싱하고 기재부가 일방 편성‥왜?


현재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은 통일교가 대통령 선거를 도운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정부의 캄보디아 ODA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는 겁니다.

MBC는 그동안 연속보도를 통해 수출입은행이 사업제안서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했으며, 이 사업과 관련해 정부 부처들이 협의한 공식 문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다만 이렇듯 수상한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닌 사업임에도 도대체 어느 단계에서, 어떤 기관의 주도로 편성됐는지는 의문으로 남았는데요.


MBC가 확보한 국무조정실의 국회 보고 자료입니다. 캄보디아 대상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을 두고 25년도 종합시행계획 심의·의결 이후에, 정부 예산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편성된 사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절차를 거쳐 사전에 논의된 사업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튀어나온 사업이었을지, 자연스레 의문이 따라붙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국무조정실의 ODA 사업 및 예산 심의 절차를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라 ODA 사업은, 국제개발협력위원회와 주관기관, 그리고 재정당국의 심의를 거쳐 편성됩니다.
통상적인 ODA 사업이라면 주관기관이 각 부처에 시행 계획을 통보하고, 부처는 다시 시행계획안을 기관에 제출합니다. 이후 계획안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이렇게 완성된 계획안을 각 기관들이 제출하는 곳이 바로 국무조정실입니다.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제출받은 시행계획안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연간 종합시행계획안을 심의·의결합니다. 이는 정부예산안으로 편성되고, 국회에 제출돼 예산 심의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의 캄보디아 EDCF는 이런 실무 과정을 상당부분 건너뛰고 편성된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행계획 수립부터,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로 넘어오는 과정이 통째로 생략된 겁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회 질의에 "캄보디아 EDCF 사업이 정부 예산안에 담겨있는 것을 발견한 건 추후 국회 심의를 할 때"였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들어있지 않은 사업이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기획재정부에서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예산실에 곧바로 제출을 한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캄보디아 EDCF 사업은 국무조정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획재정부에 의해 추진됐을까. 앞서 보셨다시피, ODA는 예산 요구 과정에 앞서 국무조정실의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게 일반적인 절차인데 말입니다.
캄보디아 ODA 예산 편성 과정에 대한 검증을 이어나가고 있는 여당은, 이 부분에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연구개발(R&D) 예산은 5조 원 넘게 삭감하면서, 캄보디아 ODA 예산을 급하게 늘렸다"면서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지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패싱하고 1,300억 원의 ODA가 편성된 배경과 과정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원조가 올바른 곳에, 올바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수출입은행은 "타당성 조사 기간을 단축하고, 신속 집행 가능한 차관을 확대하겠다"고 답합니다. 공교롭게도 이 회의 이후 추진된 캄보디아 사업에서는 타당성 조사를 아예 생략했고, 차관은 '신속 집행'이 가능하게끔 추진됩니다.
그렇게 신속 집행됐기 때문일까요, 최근 수은이 차츰 내놓는 답변들을 보면 이 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됐는지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앞서 밝혔듯 지난 2024년 편성된 민간협력전대차관 예산은 50억 원이었습니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추진되는 사업이었기에, 시범적으로 소액을 편성했다는 게 수은의 설명입니다.

이 50억 원은 쓰이지 못했습니다. "제도 정비와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내부 절차 마련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수은이 새로 밝혀온 불용 처리의 이유입니다. 2024년 11월의 일입니다.
불과 한 달 후, 캄보디아·인도네시아 EDCF 예산으로 1,300억 원이 편성됩니다. 50억 원을 사용할 근거도 마련하지 못해 불용처리를 했는데, 한 달 만에 26배 규모의 예산이 새로 생겨난 겁니다. 우연일까요? 정치적 목적을 가진 누군가의 지시로 편성된, 비상식적 예산이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인 추론일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한 국제 NGO 단체에서 일하는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원래 문서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 문제인 게 ODA 사업"이라면서 "사업 선정부터 마무리까지, 예산은 물론이고 프로젝트의 모든 구체적 사항들을 문서화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요즘 ODA 예산을 삭감하고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게 세계적 추세"라면서 "이런 비위들이 부각되면, 어떤 개발도상국의 취약계층은 학교에 갈 수 없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도 했습니다.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마음에 걸리는 지적이었습니다.

새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과 수상한 캄보디아 원조 예산 편성은 연일 화제가 됐습니다. 이에 수출입은행은 최근 국회에 "향후 정부와 협의를 통해 예산 신청 전, 사전 수요조사 내용 및 예산 신청금액에 대한 적정성을 보다 심도있게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혀왔는데요. 그 약속, 앞으로는 꼭 지켜지길 바라겠습니다.
(취재: 김건휘 gunning@mbc.co.kr / 자료제공 : 국회 정무위원회 박찬대 의원실)
김건휘 기자(gunni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769476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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