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피고 바뀐 황당 판결문…문의하니 “저는 이해가 가는데요?”
[앵커]
법원 판결문에 명확한 모순이 있거나, 심지어 원고와 피고를 뒤바꿔 쓴 오류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판결문이 잘못 써졌다고 재판부에 문의했더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백인성 법조전문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료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당한 변호사 A 씨.
지난달 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부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은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변호사가 받았던 수임료는 220만 원이었는데, 재판부는 적절한 수임료가 230만 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원고인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돈을 더 줘야 한다는 건데, 결론은 원고 일부 승소, 피고인 변호사 A 씨가 수임료 일부를 돌려주라고 판결했습니다.
판결문엔 원고와 피고를 서로 바꿔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수임료를 줬다고 쓴 문장도 있었습니다.
[A 변호사/음성변조 : "많이 황당했죠. 변호사에게 줄 채권이 있다라고 판단해 놓고 (패소 판결했어요)."]
재판부에 전화를 걸었지만 상고하라는 말뿐이었고, 판결문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자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재판부 사무관/음성변조 : "저는 이해가 가는데요? (어떻게 이해가 되시는지) 이걸 굳이 제가 설명해야 될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이해가 간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건데요."]
민사소송법은 판결 이유에 모순이 있는 경우 정당한 상고이유로 인정하고 있어, A 변호사는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남부지법은 "재판부가 판결문을 고쳐 당사자에게 다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법원 공무원의 언행에 대해선 "판결 이유에 대한 문의는 사무관이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다투거나 조롱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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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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