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게도 판독 요청권을…FIFA 제도, K리그도 논의할 때[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5. 10. 2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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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옛 전북 현대 감독은 제주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며 SNS에 “Not penalty, Not VAR, Not words”라는 글을 올렸다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해당 장면은 이후 심판위원회에서 오심으로 결론났다.



감독이 직접 비디오 판독(VAR)을 요청할 수 있는 새 시스템이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풋볼 비디오 서포트(Football Video Support·FVS)’라는 이름으로 이 제도를 일부 주관 대회에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심판 판정의 투명성과 경기 공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취지다.

FIFA는 지난해 U-17·U-20 여자 월드컵, 최근 끝난 U-20 남자 월드컵 등에서 감독 요청형 VAR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존 VAR이 오직 주심의 재량에 의해 시행되던 것과 달리, FVS는 각 팀 감독 또는 벤치에 있는 기술 스태프가 직접 ‘리뷰 요청 카드(Challenge Card)’를 제시해 비디오 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

요청은 골 여부, 페널티킥, 직접 퇴장, 선수 오인 등 ‘명백하고 중대한 상황’에 한정된다. 각 팀은 경기당 최대 두 차례까지 요청할 수 있다. 판독 결과 원심이 뒤집히면 리뷰 요청 카드 기회는 유지된다. 반면 원심에 변화가 없으면 리뷰 요청 기회는 차감되는 식이다.

FIFA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FVS는 VAR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VAR 접근이 어려운 리그와 협회에 보다 단순하고 효율적인 영상 검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역시 “심판이 놓친 명백한 오심을 감독의 합리적 요청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면, 경기에 대한 신뢰와 몰입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프로축구(K리그) 역시 최근 몇 년간 VAR을 둘러싼 오심 논란이 반복되며 제도 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다수의 경기에서 “VAR이 있는데 왜 판독하지 않았나”는 팬과 구단의 항의가 잇따랐다. 감독들은 경기 중 VAR 판정 과정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한다. 한 K리그 감독은 “심판만이 VAR을 요청할 수 있다 보니 명백한 상황에서도 영상 판독이 이뤄지지 않을 때가 있다”며 “감독에게 최소한의 도전권을 부여한다면 경기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FVS 실험을 국내에서도 참고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K리그도 내년부터 FVS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감독이 VAR을 요청한다’는 파격적 실험은 보수적인 축구 심판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잦은 오심 논란에 지친 팬들과 감독, 선수들에게는 환영받을 변화일 수도 있다. 감독과 선수들도 계속 VAR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정당한 기회를 잘 활용해 온필드 리뷰를 요청한다면 경기 진행 자체가 더 순조롭게 변할 수도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축구 판정은 인간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 적잖다”며 “FVS가 적용될 경우, 지도자·선수·팬들이 온필드 리뷰를 통한 최종 판정을 수긍하고 인정해야만 FVS 시스템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FIFA의 시범 도입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면, K리그 역시 머지않아 ‘감독 챌린지 시대’를 맞을지도 모른다. 판정의 핵심은 ‘심판 존중’과 ‘공정성 확보’ 간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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