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박사’ 홍수열 소장 “종량제 30년, 그것만으론 한계···‘3중 그물망’ 도입을”

오경민 기자 2025. 10.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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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올해는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지 30년째 되는 해다. 내년에는 수도권에서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제도가 시행된다. 당장 두 달 뒤부터 수도권 공공소각장에서 태우고 남은 쓰레기들이 갈 곳이 없어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유예 가능성이 거론된다.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점차 늘고 있고, 종량제 봉투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도 급증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보증금제, 분리배출, 종량제 쓰레기 전 처리로 이어지는 ‘삼중 그물망’으로 걸러내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1년,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쓰레기 직매립을 금지한 배경이 무엇인가.

“전국적으로 매립지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 매립은 명백하게 끝이 보이는 방식이다. 한국은 새로운 매립지를 계속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기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수도권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인천 제2매립장 사용 종료를 앞두고 2015년 환경부와 인천, 경기, 서울이 대체 매립장을 찾아보기로 합의했다. 대체 매립장을 찾는 데 번번이 실패하면서 2020년 전후로 직매립 자체를 금지했다. 그즈음 반입총량제도 시행해서 인천으로 가는 생활폐기물 양도 제한했다.”

-직매립 금지 약속 이후 4년 동안 지자체는 대안을 찾았나.

“지자체들이 대부분 소각장 증설을 추진했지만 해결된 지자체가 거의 없다. 수도권에 지어진 소각장들이 2030년까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이슈까지 겹쳐 있다. 공공 소각으로 수용이 안 되는 쓰레기를 매립도 못 하는 상황이 되니 이제 쓰레기를 민간 소각장으로 보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민간 소각장은 왜 대안이 될 수 없나.

“종량제 쓰레기가 민간 소각장과 재활용업체 등 민간처리시설에서 처리되는 양이 증가해 우려스럽다. 당장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는데 대안이 없으니 임시방편이자 보조적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구적 대안이 돼서는 안 된다. 민간 소각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고, 수도권에서 다른 지역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관행이 굳어지면 환경 정의에 어긋난다. 또 공공에서 쓰레기 처리 인프라를 설치하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쓰레기 흐름을 시장에 맡기면 폐기물 처리 안정성도 떨어진다. 예를 들어 시멘트 공장이나 민간 소각장 가동에 문제가 생기는 등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2018년 폐비닐 대란 사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생활쓰레기는 최대한 공공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자기 지역 쓰레기는 자기 지역에서 처리하는 분산형으로 가야 한다.”

-대형 공공 소각장만 지으면 문제가 해결되나.

“쓰레기 관리에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쓰레기 처리의 안정성, 탄소 감축, 재생 원료의 공급 확대다. 이 세 가지 문제에 동시에 대응을 해야 하는데 소각장을 지으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목표에 문제가 생긴다. 먼저 폐기물 부문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없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소각과 매립을 줄여야 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폐비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다 태워버리면 양질의 폐비닐 공급 체계를 만들기 어렵다.”

-지자체들은 왜 전 처리 시설을 고려하지 않았나.

“소각장은 짓기만 하면 말 그대로 쓰레기가 한 방에 처리되는데, 전 처리 시설 같은 경우에는 전 처리 후 다시 소각장으로 보내는 등 쓰레기 처리 경로가 복잡해진다. 경로가 복잡해지는 만큼 지자체에서는 위험성이 크다고 느낄 수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쓰레기 종량제 시행 30주년이다.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종량제와 분리배출 쓰레기로 나누는 기존의 단일 그물망으로는 부족한 시점이 됐다. 지금까지는 고품질 제품을 재활용해 중저급 상품의 원료로 사용하고 마지막에는 소각·매립하는 ‘다운사이클링’만으로도 재활용 체계가 잘 굴러갔다. 이제는 고품질 재생원료를 만드는 ‘업사이클링’이 필요하다. 유럽연합에서는 자동차와 음료 페트병에도 재생원료를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재활용 체계의 구조를 바꿔서 고부가 가치 제품에도 재생원료를 넣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고품질로 재활용해야 할 것들은 보증금제로 먼저 걸러내고, 다음으로는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품을 걸러내고, 종량제 봉투에 들어간 쓰레기는 전 처리를 통해 또 한 번 걷어내야 한다. ‘삼중 그물망’으로 세 번 걸러 쓰레기를 최소화해야 순환 경제에서 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보증금제가 제대로 시행되면 시민들이 시스템 안에서 직접 행동을 하면서 환경적 인식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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