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ML 지배한 스쿠발, 올겨울 거취는? ‘ML 史 가장 비싼 투수’ 탄생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투수'가 올겨울 탄생할까. 가능성은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개막 3연패로 2025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고 전반기 막바지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지구 2위와 승차를 14경기까지 벌린 1위로 압도적인 질주를 펼쳤다. 한 때 메이저리그 승률 1위를 질주했고 이변없이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반기 종료 직전부터 하락세를 탄 디트로이트는 8월 초 지구 2위와 승차가 5경까지 좁혀졌다. 한 달 만에 9경기의 승차를 잃은 것. 7월 중순 13경기에서 무려 12패를 당한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8월 말 다시 승차를 11.5경기까지 벌렸지만 9월 중순 다시 긴 연패에 빠졌고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한 주를 남기고 공동 1위를 허용했다. 그리고 끝내 최종전에서 패하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지구 1위를 내주고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역대급 추락을 경험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어느정도 만회에 성공했다. 역대급 역전을 허용했던 클리블랜드를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다시 만난 디트로이트는 단기전에서 클리블랜드에 멋지게 복수를 해냈다. 2승 1패로 시리즈를 통과해 디비전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5차전 승부 끝에 시애틀 매리너스에 패했다. 두 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은 무려 연장 15회까지 진행된 그야말로 혈투였다.
야수진 bWAR 1위가 신예 포수 딜런 딩글러(3.1)였을 정도로 야수진에 압도적인 선수가 없었던 디트로이트가 시즌 마지막까지 1위를 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의 힘 때문이었다. 특히 에이스 태릭 스쿠발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사이영상을 수상한 스쿠발은 올해도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풀타임 5년차인 스쿠발은 지난해 31경기 192이닝,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228탈삼진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탈삼진 1위를 차지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31경기 195.1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2.21의 압도적인 성적을 썼다. 평균자책점 2.21은 아메리칸리그 1위(2위 헌터 브라운 2.43)의 기록이었다. 승수는 조금 부족했지만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에 오른 스쿠발은 2년 연속 사이영상에 도전한다.
사실 스쿠발은 폴 스킨스(PIT)처럼 리그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최고의 기대주는 아니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도 9라운드 지명을 받았을 뿐이었고 유망주 순위도 최고 20위권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팬데믹 덕분에 마이너리그를 빠르게 졸업하고 2020년 단축시즌에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데뷔 초 성과는 인상적이지 않았다. 스쿠발은 2020-2023시즌 4년간 빅리그에서 75경기 379.1이닝을 투구하며 23승 27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첫 2년은 39경기 181.1이닝, 9승 16패, 평균자책점 4.57로 부진했고 이후 2년은 36경기 14승 11패 평균자책점 3.23으로 성적이 올랐지만 부상으로 합계 198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건강과 기량 중 한 곳에는 문제가 있는 투수였다.
2024시즌 27세 나이로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올해도 확실한 성과를 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디트로이트가 암흑기를 벗어나 포스트시즌에 복귀한 것도 스쿠발의 비상과 맞물려있다. 최근 2년간 62경기 387.1이닝, 31승 10패, 평균자책점 2.30, 469탈삼진을 기록한 스쿠발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투수다.
하지만 스쿠발과 디트로이트의 동행은 더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스쿠발은 2026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선수. 디트로이트는 연장계약과 트레이드, 내년시즌 종료 후 스쿠발이 FA 시장에 나가면 퀄리파잉오퍼를 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일단 연장계약 시도는 한 차례 실패했다. 디트로이트의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디트로이트는 스쿠발에게 2024시즌 종료 후 연장계약을 제안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양측의 의견차는 어마어마했다. 지난 17일 뉴욕 포스트는 디트로이트가 1억7,000만 달러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규모의 계약을 제안했고 스쿠발은 최소 4억 달러 이상을 원했다고 전했다. 2억3,000만 달러의 의견차가 있었던 것. 하지만 하루 뒤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는 디트로이트의 제안이 사실 4년 총액 1억 달러 미만이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무려 3억 달러 이상의 의견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입장에서도 성과를 낸 시즌이 1년 뿐인 스쿠발에게 지나치게 큰 계약을 제안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는 1-2년의 성과만으로도 '몸값'이 치솟는 상황. 스쿠발은 사이영상 수상을 발판으로 강하게 자신을 어필했다.
2년 연속 성과를 낸 스쿠발의 '몸값'은 작년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아질 수 없다. 타선에서 채워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디트로이트 입장에서 스쿠발에게만 4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어렵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올겨울 스쿠발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현 시점 최고의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스쿠발이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그를 영입하는 팀은 엄청난 '패키지'를 디트로이트에 내놓아야 한다. 스쿠발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라는 점은 구단들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지만 굉장한 값을 치러야 영입할 수 있는 만큼 스쿠발을 영입하는 팀은 영입 후 연장계약을 당연히 시도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고객이 FA 시장에 나서지 않고 연장계약을 맺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 보라스지만 성사 가능성이 0인 것은 아니다.
오타니와 후안 소토(NYM)가 총액 7억 달러 계약 시대를 열었지만 투수 중에서는 아직 4억 달러 계약을 따낸 선수가 아무도 없다. 오타니는 투타겸업 선수지 투수로만 7억 달러를 받은 것이 아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맺은 총액 3억2,500만 달러 계약이 역대 투수 최고액. 만약 스쿠발이 희망한대로 최소 4억 달러의 계약을 따낸다면 역대 투수 최초로 그 고지를 밟게 된다.
유망주 시절에는 케이시 마이즈(DET) 등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당시 경쟁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위치에 올라선 스쿠발이다. 과연 스쿠발이 내년 시즌을 어디에서 맞이하게 될지, 올겨울 스쿠발을 둘러싼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지, 스쿠발이 올겨울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계약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태릭 스쿠발)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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