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젠 뭐 하는지도 모를 특검을 하나 더 한다니

조선일보 2025. 10.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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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 /뉴스1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관봉권 띠지 분실’과 ‘쿠팡 수사 외압’ 의혹을 상설특검에서 수사하도록 결정했다. 이미 현 정권 들어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해병 특검’ 등 3개 특검이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상설특검까지 들어서면 총 4개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

특검은 정권 비리 사건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때 하는 것이다. 검찰이 정권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특검은 정권을 잃고 죽은 정권을 수사하는 것이다. 일반 검찰에 시키면 더 잘할 것이다. 그런데 ‘특검’이 주는 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특검만 고집한다.

관봉권 띠지 분실은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압수한 현금 뭉치에서 한국은행 마크가 찍힌 관봉권 띠지를 수사관이 분실했다는 것이고, 쿠팡 사건은 쿠팡 자회사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 간부가 수사팀에 무혐의 처분을 압박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뭉갠 것이 아니다. 두 사건 다 검찰의 자체 감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대검 감찰부가 최근 관봉권 사건은 ‘단순 실수’라는 결론을 내리자 법무부가 상설특검 가동을 결정했다. 사실 관봉권 띠지는 있든 없든 수사 본안과 상관이 없다. 현재 검찰 간부들은 거의 모두 현 정권에서 임명한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못 믿겠다고 한 것이다.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왜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안 해주느냐’는 불만일 것이다.

정말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하면 된다. 판검사 비위를 최우선 수사하라고 민주당이 만든 기관이 공수처다. 공수처 수사 사안에 대해 별도의 인력과 예산을 들여 특검을 한다면 공수처는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가. 특검 남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3대 특검에 파견된 검사만 114명이다. 수원지검 전체 검사 수에 해당하는 인력이 특검에 동원돼 있다. 지난 6월 말 특검 출범 이후 두 달 사이에 전국 검찰청 미제 사건이 2만건가량 늘었다고 한다. 이 와중에 민주당은 3대 특검 수사 기간을 최대 180일까지 30일 더 연장할 수 있게 했고, 파견 검사도 50명 더 늘릴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검사 5명, 파견 수사관 30명이 동원되는 상설특검을 또 하겠다고 한다. 3대 특검도 이제 잊혀 가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특검이 하나 더 늘어난다면 국민 피해만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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