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완벽한 출발에도 '류현진 7실점·4차례 삼자범퇴'…대전 홈 3연전이 승부령

이성현 기자 2025. 10. 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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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문현빈이 2점 홈런을 쏘아올리고 환호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노시환이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리고 환호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완벽한 출발에 아쉬운 결말이었다.

27일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한화는 5대 13으로 패배했다. 초반부터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분위기를 잡았지만, 흔들린 마운드가 흐름을 끊었다.

1회 초부터 한화 타선은 폭발했다.

LG를 상대로 강했던 황영묵은 1번 타순에 배치된 이유를 증명했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로 나선 그는 임찬규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출루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다음 타자 리베라토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문현빈은 비거리 120m의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고, 이어 4번 타자 노시환이 140m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11번째 연속타자 홈런이었다.

공세는 계속됐다.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손아섭의 좌익수 왼쪽 2루타와 하주석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지며 한화는 1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마운드에선 류현진이 초반 위용을 보였다.

정규시즌에서도 LG를 상대로 4경기 평균자책점 1.08로 강했던 그는 1회 말 홍창기를 8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신민재와 오스틴을 각각 좌익수·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2회부터 균열이 생겼다.

2회 초 공격에선 최재훈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고, 황영묵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며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리베라토가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문현빈이 1루수 앞 땅볼로 잡히며 이닝이 종료됐다.

2회말 류현진은 김현수와 문보경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박동원의 좌중간 2루타로 두 점을 내줬고, 구본혁의 타구가 다리를 스치며 굴절돼 추가 2점을 허용했다. 홍창기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한순간에 4대 5로 역전됐다.

타선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3회 초 노시환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데 이어 채은성과 손아섭이 잇달아 유격수 땅볼로 잡히며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초반 폭발력이 무색했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류현진이 최재훈과 대화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3회 말 류현진은 박동원에게 체인지업(128㎞)을 통타당해 좌월 투런 홈런을 맞으며 점수는 4대 7로 벌어졌다. 결국 그는 3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7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규시즌 내내 'LG 사냥꾼'로 불리던 류현진이지만,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제구와 위기관리 모두 흔들렸다. 포스트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종전 5실점·2006년 KIA전)도 이날 다시 썼다.

4회 초 한화는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하주석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최인호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최재훈의 유격수 실책으로 1사 1·2루가 됐고, 황영묵의 볼넷으로 만루가 만들어졌다. 리베라토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문현빈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점수는 5대 7이 됐다. 그러나 노시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4회 말 투수진은 다시 흔들렸다.

류현진이 내려가고 김종수가 마운드를 이어받았지만,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데 이어 오스틴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김범수가 곧바로 등판했으나 김현수에게 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문보경의 우익수 뒤 2루타가 터지며 주자 세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5대 7로 간신히 따라붙었지만, 곧바로 5대 10으로 벌어지며 흐름은 완전히 LG로 넘어갔다.

5회부턴 양 팀 타선 침묵이 이어졌다.

한화는 5회초 채은성, 손아섭, 하주석이 차례로 삼진, 뜬공, 번트 플라이로 물러나며 또다시 삼자범퇴에 그쳤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황영묵이 타격 후 주루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5회 말 수비에서는 김범수가 내려가고 박상원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박상원은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로, 구본혁을 투수 맞고 굴절된 타구로 잡아내며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박해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홍창기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6회초에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타로 나선 이진영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최재훈과 황영묵이 연속 삼진을 당하며 또다시 삼자범퇴로 돌아섰다. 한화 타선은 LG 투수진의 변화 구종에 적응하지 못하며 침묵했다.

6회 말, 한화는 주현상이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신민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오스틴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현수를 1루수 플라이로, 문보경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7회 초에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리베라토가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데 이어 문현빈과 노시환이 모두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며 3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김종수가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수비에서도 실수가 터졌다.

7회 말 주현상에 이어 윤산흠이 마운드를 넘겨받았지만, 첫 타자 오지환에게 중견수 뒤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박동원의 희생번트 때 노시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주자가 모두 진루했고, 오지환이 홈을 밟아 점수는 5대 11이 됐다. 이후 간신히 추가 실점을 틀어 막았으나 분위기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8회 초엔 채은성, 손아섭, 하주석이 차례로 우익수 플라이, 중견수 플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4번째 삼자범퇴로 공격이 마무리됐다.

LG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 말 윤산흠에 이어 투입된 정우주가 오스틴을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문보경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면서 점수는 5대 13으로 벌어졌다.

9회 초 한화는 마지막 반격에 들어섰다.

이진영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으나 대타 이원석과 황영묵, 문현빈이 아웃 당하며 경기는 종료됐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주현상이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복귀전에서 첫 승을 노렸던 한화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초반 폭발력은 인상적이었지만, 마운드 운영과 타선의 응집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에게도 잠실은 여전히 험한 무대였다. 이날 패배로 김 감독은 사령탑으로 치른 잠실 한국시리즈 12경기에서 12연패를 기록했다. 2005년 두산 시절부터 이어진 '잠실 징크스'는 20년이 지나도 깨지 못했다. 시리즈 전적 0승 2패.

한화는 이제 대전으로 돌아간다. 28일 이동일을 거쳐 29일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3-5차전 홈 3연전을 치른다. 잠실에서 무너졌던 마운드와 타선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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