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행' 직전에 터진 야구장의 기적… 오선우의 깨달음과 반전, 이제는 설렘을 향해 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IA 타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인 오선우(29·KIA)에게 “지금 야구가 재밌느냐, 아니면 무섭느냐”라고 물었다. 우문을 들은 오선우는 야구가 재미있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무서운 건 하나도 없다”고 현답을 내놨다.
이유가 있었다. 지금까지 워낙 무서웠던 시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때 느꼈던 무서움과 좌절감에 비하면, 지금 야구가 안 돼서 느끼는 무서움과 어려움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이미 바닥을 경험했던 선수고, 야구를 그만두면 무엇을 할까도 진지하게 고민을 했던 선수다. 그래서 지금은 몸이 힘들고, 보완점에 머리가 아파도 차라리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럴 만한 경력을 걸어왔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KIA의 2차 5라운드(전체 50순위) 지명을 받은 오선우는 작년까지 1군보다는 2군이 훨씬 더 가까운 선수였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1군 통산 출전 수는 131경기에 불과했다. 1·2군을 왔다 갔다 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 때 잠깐 기대를 받았다가, 1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사라지던 선수였다. 그 과정의 반복 속에서 기대치는 계속 떨어져 갔다.
풀리지 않는 야구 인생을 접을까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는 오선우다. 이제야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 오선우는 올해까지 야구를 못하면 그 다음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 올해 첫 목표도 지금과 같은 근사한 1군 성적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2군에서 버티고, 시즌 뒤 2차 드래프트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성적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그게 안 되면 다른 삶을 살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오선우는 “야구를 그만두면 야구 쪽은 완전히 끝내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진짜 야구밖에 안 했다. 아르바이트나 야구 외에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다. 독서실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면서 “해보고 싶은 언어 공부를 하면서 스터디 카페 같은 곳도 가보고 싶었다. 모아 둔 돈으로 1년 정도 그렇게 생활을 하고, 그 다음에는 해외에도 한번 나가보고 싶었다. 그 다음에 뭐라도 배워서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그 계획을 짠 게 얼마 안 됐다. 그만두면 서른쯤에 그만두겠다 싶었다. 그래서 1~2년 정도 여유가 있을 때 최대한 해보고, 안 되면 미련 없이 접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마음도 편해지고, 주위의 조언도 잘 들렸다는 게 오선우의 이야기다. 결국 시즌 초반 찾아온 기회를 잡으면서 대반전을 이뤄냈다. 오선우는 시즌 124경기에서 타율 0.265, 18홈런, 56타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KIA의 수확 중 하나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시즌이 끝나면 ‘스터디 카페’를 기웃거리고 있었을지 모르는 이 선수는, 지금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간단한 기술 훈련으로 일과를 보내는 것과 달리 오선우는 매일 ‘나머지 공부’를 한다. 올해 수비에서 문제가 있었기에 이를 보완하려 강훈련을 소화 중이다. 몸은 힘들지만, 점점 나아지는 수비력을 느끼며 재미를 붙였다. 오선우는 “수비는 확실히 할수록 느는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올해 많은 경기에 나가 체력적인 보완이 필요한 선수지만, 오선우는 11월 3일부터 시작될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자원해 간다. 수비 훈련을 더 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범호 KIA 감독에게 밝혔고, 이 감독도 오선우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엄청 힘든 일정일 법하지만, 오선우는 “지금 힘들어야 내년에는 웃을 수 있다. 지금 힘들어도 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선우는 “수비를 못하면 자리가 없어진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필사적이다. 1루 수비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포구다. 올해 실책은 송구가 더 많았지만, 정작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나온 실책이 많았다는 게 오선우의 반성이다. 공을 던지는 것은 자신이 있기에 포구만 잘 되면 실책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시즌 마지막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는 훈련이 원바운드 공에 대한 캐칭이다.

타격에서는 체력 보완과 상황에 맞는 타격폼 정립을 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후반기 들어 체력이 떨어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다보니 결국 변화구에 헛스윙이 많이 나왔다고 차분하게 진단한다. 상대 투수, 그리고 자신의 체력 상황에 맞게 타격폼을 조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할 일이 너무 많지만, 하나둘씩 차근차근 풀어간다는 각오다.
오선우는 “사실 내가 조금 소심하다. 남의 눈치도 많이 본다. 하고 싶은 대로 못하고 그런 게 많았다. 하지만 어차피 결국에는 남이 책임져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는 데 정말 오래 걸렸다”면서 “캠프에 갔다 와서도 쉴 시간은 없다. 겨울에도 내가 어떻게 훈련을 할지 계획을 다 짰다. 지금은 더 빨리 준비해야겠다 싶어서 계획도 미리 세워놨다”고 했다. 오선우는 이제 “내년이 재미있을 것 같다. 내년에는 더 잘할 것 같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그 자리가 설렘으로 채워진다. 독서실은 먼 훗날 가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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