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산물 60% 생산 전남에 수산 관련기관 ‘전무’
어민들 “절박한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
문금주 ‘호남패싱’ 비판 “수협, 전남으로”

특히 어민을 직접 지원하고 대표해야 할 수협중앙회,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등 핵심 기관들이 모두 ‘바다와 무관한’ 서울에 본사를 둔 반면, 전남에 위치한 관련 기관은 ‘여수광양항만공사’ 한 곳 뿐이어서 심각한 불균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27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산하 및 유관기관 전국 분포 현황’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수도권과 부산에 극도로 편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부산 6곳 ▲서울 5곳 ▲인천·세종 각 2곳으로 수도권과 부산에만 15개 기관 중 13곳(86.7%)이 몰려 있다. 반면, 울산·충남·경북·전남에는 각 1곳의 기관만 존재했다.
문제는 기관의 성격이다. 전남에 본사를 둔 유일한 기관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이는 이름 그대로 항만 물류와 운영을 담당하는 곳이다. 수산물 생산, 어장 관리, 어민 지원 등 전남의 핵심 산업인 ‘수산업’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사실상 수산업 중심지인 전남에는 수산 관련 공공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이와 달리 어민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수협중앙회(서울 송파구), 해양환경 보전 사업을 총괄하는 해양환경공단(서울 송파구), 어촌·어항 개발을 지원하는 한국어촌어항공단(서울 금천구) 등 어민들의 삶과 직결된 핵심 기관들은 모두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기관 배치는 전남의 압도적인 수산업 비중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2024년 기준 전국 수산물 생산량 313만t 중 전남은 186만t으로 전국의 59.4%를 차지했다. 또한 K-푸드 열풍의 중심인 김(K-GIM) 생산에서도 전남은 독보적 1위다. 2025년 1-8월 기준 전국 김 수출액 7억9천443만달러 중 전남 지역 수출액은 3억316만달러(37.8%)에 달했다.
전남 어민들 사이에서는 “정책은 서울에서 만들어지고 어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지 오래다.
기후변화로 인한 어장 황폐화, 인력난, 유가 급등 등 현장의 시급한 문제들이 서울에 위치한 기관들의 정책 결정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금주 의원은 공공기관 이전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호남 패싱’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문 의원은 “과거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있을 때마다 해운·물류 중심 기관들은 ‘해양수도’를 표방한 부산으로 대거 이전했다”며 “하지만 정작 수산과 어촌의 중심지인 전남은 번번이 배제돼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어촌과 어민을 위한 공공기관이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어민의 삶과 숨결이 있는 현장, 대한민국 수산업 1번지인 전남으로 본사를 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문 의원은 수협중앙회의 전남 이전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수협중앙회는 전국 어민의 터전인 전남으로의 이전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수협중앙회의 본사를 법적으로 이전시킬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수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공공기관 재배치 논의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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