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박이야말로 불공정의 대명사...공영방송 수장 자격 없다"

노지민 기자 2025. 10. 2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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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 '보도 공정성 훼손 사례' 작성 경위 번복한 박장범 사장 비판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5년 10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장범 KBS 사장. 사진=미디어오늘

박장범 KBS 사장이 2년 전 '뉴스9' 앵커에 오르자마자 자사의 여권 비판적 보도를 '공정성 훼손 사례'로 규정한 원고를 통합뉴스룸(보도국) 외부 인사가 썼다는 증언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본인이 직접 원고를 작성했다고 주장해 온 박장범 사장을 향해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공영방송의 보도를 폄훼한 파우치 박이야말로 불공정의 대명사”라는 KBS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장범 사장은 앵커리포트 원고를 누가 썼냐는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원고는 제가 썼다”고 했다. 그러나 불공정 보도로 언급된 오세훈 서울시장 내곡동 땅 의혹 보도(속칭 '오세훈 생태탕') 취재진이자 당시 '뉴스9' 편집팀장이었던 송명훈 KBS 기자가 당일 자신도 모르게 사전 녹화된 앵커리포트가 추가돼 박장범 당시 앵커에게 경위를 물으니 “내가 안 썼어” “박순서(당시 시사제작국 부장)가 썼어”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박 사장은 “통상 앵커멘트와 리포트는 분리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박 앵커는 지난해 11월 본지 통화에서도 “앵커가 누가 써준 것을 하겠느냐”고 주장한 바 있다.

'앵커멘트와 리포트가 분리돼 있다'는 박 사장 주장을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7일 “해당 보도가 리포트 구성 없이 앵커멘트 만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파우치 박장범의 답변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라며 “겉으로는 당당한 척 하면서 누가 썼는지 어떤 기준으로 썼는지 제대로 답변조차 못하는 꼴이 우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당시 보도에서 파우치 박은 오세훈 시장 내곡동 땅 의혹 보도, 신학림-김만배 녹취록 인용 보도 등을 대표적인 KBS의 공정성 훼손 보도라 소개하며 사과했다. 파우치 박장범이 KBS 보도를 이용해 권력의 심기경호에 나서며 내란 정권에 본격적으로 줄대기 시작한 보도였다”면서 “파우치 박장범은 해당 보도로 내란정권에 눈도장을 찍었겠지만, KBS 종사자들에게 지금까지도 치욕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이들은 박 사장이 이른바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는 지난 9월 판결에 대해 “법원 판결은 과징금이 잘못됐다는 판결”이라고 답한 것도 지적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해야 할 보도였고, 객관성이나 공정성, 균형성 면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며 “그럼에도 사장이란 자가 과징금은 취소됐지만 여전히 KBS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KBS 보도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아울러 KBS본부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언반구 사과조차 없는 파우치 박장범의 태도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정권이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경제성에 대한 고려 없이 띄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산유국의 꿈'이라 포장하고, 정권 실세 장관에게 '가는 곳마다 함께 사진 찍자는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특이한 장관'이라 치켜세우며, 영부인에게 뇌물로 건네진 고가의 명품가방을 '조그마한 파우치'로 축소한 파우치 박장범이 무슨 입이 있는가”라며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팔아먹은 파우치 박은 더 이상 공영방송의 수장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KBS 국정감사에선 지난 2021년 오세훈 시장 검증 보도에 대한 국민의힘의 고발에 KBS 법무실이 해당 보도에 문제가 없고 국민의힘 고발이야말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로 고발권을 남용하는 처사”라는 의견서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오 시장이 '내곡동에 안 갔다'고 부인한 혐의를 재판에 넘기지 않으면서도 다수 진술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에 따라 오 시장이 '현장에 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쓴 불기소 이유서도 공개됐다. 해당 보도 취재진 중 한 명인 송명희 KBS 기자는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와 당시 앵커리포트를 보고 “배신감이 가장 컸던 거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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