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회동 제의 받은 김정은, ‘핵 대화’도 만나서 시작하라
오는 29~30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연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첫 아시아 순방국인 말레이시아로 떠나며 “그가 연락한다면 만나고 싶다”고 했고, 27일 일본행 전용기에선 “김정은도 만나고 싶어 한다면 기꺼이 만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화답하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다가오자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날엔 “김정은이 만나길 원한다면 일정 연장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과 회동 시 1박2일 방한 일정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제안에 가타부타 말이 없다. 하지만 공개 거부하고 있지 않아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정상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일본에서 트위터로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낸 지 32시간 뒤에 이뤄졌다. ‘하노이 노딜’ 4개월 뒤였지만 김 위원장이 깜짝 회동 제안에 응한 것이다.
이번 만남도 김 위원장이 결단하면 될 일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추억’을 거론하며 대화할 용의를 밝혔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비핵화 요구 포기를 전제로 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동 제안을 거부한다면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핵무기를 가진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북한 비핵화’는 한·미가 확고하게 견지하는 원칙이자 최종 목표이다.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려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화·협상을 해야 하고, 일단 만나는 것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북·미 정상이 6년 만에 만난다면 북핵 대화를 되살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말하지 않는다고 북·미 회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타당하지 않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방한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미가 만날 수 있다면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로,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로 의기투합하며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공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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