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년] 하. “인파 밀집구간 지정…실시간 통제해야”
진주 유등, 172만명 동선 관리 모범적
경기 지자체 일부, 서류상 지침만 운용
정부 매뉴얼 해석 차…현장 변화 미미
활동가 “지자체별 상시 협의체 필요”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는 전국 지자체에 다중운집사고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안전 점검 절차를 강화했지만 실제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설물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인파 흐름을 실시간으로 통제할 체계는 여전히 부재하다. <인천일보 10월27일자 1면 등>
2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다중운집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해 지자체별로 대응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지만 매뉴얼은 기본 원칙 수준에 그칠 뿐 구체적 운영 방식은 각 지자체 해석에 맡겨져 있다. 이 때문에 지역별 대응 수준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자체들은 해당 매뉴얼을 구체화해 현장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시는 2022년부터 혼잡안전관리차량(DJ폴리스)을 운영하며 지난해 부산불꽃축제에 7대를 투입했다. 경찰관이 차량 위에서 직접 방송하며 인파를 분산했고 '키다리 경찰관'이 간이 사다리에 올라 정체 구간을 실시간 통제했다.
진주시는 남강유등축제 등 지역 축제에 1만6000여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하고 CCTV와 상황실을 연동해 172만명의 방문객 동선을 실시간 관리했다. LED 안내판과 블록화 통제 등 자체 매뉴얼을 마련해 인파 분산도 유도했다.
포항시는 국제불빛축제 개막 전 AI 인파관리시스템과 재난안전통신망을 연계해 현장 지휘본부 중심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반면 경기지역 일부 지자체들은 여전히 매뉴얼을 서류상 지침으로만 운용하는 실정이다.
수원시의 경우 2023년 AI 카메라를 도입했고 현재 인계동 인계박스와 수원역 로데오거리, 수원 화성행궁거리, 스타필드수원 등 인파 밀집 지역 4곳에 28대 AI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카메라는 일정 면적 내 인원이 1㎡당 5명을 넘으면 '위험' 단계로 판단해 관제센터로 알람을 전송하고 현장 스피커에서 자동 안내 방송이 송출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상시 인파가 몰리는 상업지역에만 설치된 고정형 장비로, 축제나 임시 행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 8일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미디어아트' 행사 당시에는 인파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인파가 몰리자 "이태원처럼 사고가 날 것 같다"는 112 신고가 접수된 뒤에야 긴급 대응이 이뤄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AI 장비는 고정형 구조물이라 임시 행사에는 설치가 어렵다"며 "행사장에 설치하려면 예산 반영과 장비 인프라 등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 안전관리계획상 의무화돼 있진 않다"고 했다.
지자체 축제 안전권 모니터링을 실시한 다산인권센터 이경엽 상임활동가는 "행안부 매뉴얼이 단순 지침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해석을 통일할 수 있는 상시 협의체가 필요하다"며 "인파 밀집 구간을 사전에 지정하고 경찰·소방과 함께 실시간 통제 체계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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