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지> 연예인 출국 전쟁…반복되는 과잉 경호 논란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리지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연예인들의 공항 과잉 경호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공항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인 만큼, 연예인의 안전과 일반 승객의 권리가 충돌하는 민감한 문제인데요.
오늘은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이남경 국장과 함께 반복되는 연예인 과잉 경호의 실태와 개선 방향을 짚어보겠습니다.
국장님, 어서 오십시오.
지난해 공항에서 배우 변우석을 과잉 경호해 논란을 빚은 경호원과 경호업체가 각각 벌금 100만 원을 선고 했습니다.
이런 문제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커지고 있는데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남경 국장 /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네, 그렇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한류의 폭발적인 성장입니다. K-POP 아티스트들과 한국 드라마 배우들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해외 공연이나 팬미팅, 드라마 촬영을 위해 출국할 때 공항은 자연스럽게 팬들과 언론이 모이는 공간이 됩니다.
단순히 교통시설이 아니라 공식적·비공식적 무대로 기능하게 된 겁니다.
문제는 일부 팬, 특히 사생팬들입니다.
이들은 연예인의 항공권과 출국 정보를 불법적으로 확보하거나, 심지어 같은 항공편을 예약해 사진을 찍은 후 출발 직전에 발권을 취소해 비행시간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정보가 SNS에서 유료로 거래되는 실태도 드러났습니다.
결국 소속사들은 아티스트의 안전을 위해 대규모 경호 인력을 동원합니다.
하지만 공항은 수많은 일반 승객이 동시에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경호 인력이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승객의 이동권과 권리가 침해되면서 '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지는 겁니다.
다시 말해, 팬 문화의 과열·사생팬의 문제·공항의 공공성 한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반복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여러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어떤 주요 사건이 있었습니까?
이남경 국장 /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네.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2024년 7월에는 배우 변우석 씨의 출국 과정에서 경호원들이 일반 승객의 여권과 탑승권을 확인하고 게이트를 통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2025년 6월에는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경호원이 팬을 강하게 밀치는 영상이 퍼졌죠.
같은 달 또 다른 아이돌 그룹 출국 현장에서도 팬이 폭행당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025년 7월 말에는 제로베이스원 매니저가 팬들을 향해 주먹질하는 듯한 영상이 촬영돼 SNS에 확산된 적이 있죠.
또한, 2025년 8월에는 보이그룹 AHOF이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큰 혼잡이 빚어져 일반 탑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이처럼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굵직한 사건이 네 건 이상 이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말씀해주신 사건들 모두 그 이면에는 사생팬 문제가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공항 과잉 경호 논란을 일으키는 사생팬 문제,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남경 국장 /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네. 사생팬 문제는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정보 유출 구조입니다.
소속사는 원칙적으로 출국 정보를 숨기려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항공권 발권 과정에서 여행사나 항공사 내부를 통해 정보가 흘러나가고 공연 주최 측을 통해 알려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일부 정보는 SNS에서 유료로 거래됩니다.
둘째, 사생팬들의 집착적 행동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공항에서 기다리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런 사진들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구조다보니 촬영에 맹목적입니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을 끊고 탑승했다가 사진을 찍고 취소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응원이나 팬심을 넘어 사실상 범죄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악순환 구조입니다.
사생팬의 과도한 행동 때문에 소속사는 어쩔 수 없이 경호를 강화합니다.
하지만 공항이라는 공공장소에서 사설 경호원이 일반 승객을 통제하면, 이번에는 과잉 경호 논란이 발생합니다.
즉, 사생팬 문제와 과잉 경호는 서로 맞물린 악순환 구조입니다.
따라서 공항 경호 문제를 논할 때 사생팬 문제를 빼놓으면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공항 당국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이남경 국장 /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네. 공항 당국도 이 문제를 단순히 연예계 해프닝으로 보지 않고, 전체 공항 이용객의 안전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연예인 전용 우회로 도입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연예인의 동선을 일반 승객과 분리해 우회로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이었죠.
하지만 곧바로 "패스트 트랙 특혜 논란"이 일었고, 공항이라는 공공시설에서 특정 집단을 위한 전용 통로를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후 인천국제공항은 2025년 9월부터 '연예인 입출국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팬이 300명 이상 모이면 공항경찰단이 현장을 직접 관리하고, 500명 이상이 모이면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통제에 들어갑니다.
또한 사설 경호업체가 일반 승객을 제지하거나 공항 당국의 권한을 침해하는 경우 즉시 제재하고, 필요하면 형사 고발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다만 이런 매뉴얼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출국 시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면, 원칙적으로 국내 경호 인력은 더 이상 배치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그레이션 통과 이후 비행기까지의 경호 인력이 해외 출장 인력이 되어버려 과도한 경호 비용이 발생합니다.
대형 기획사조차도 "경호 비용만으로도 막대한 부담"이라고 호소할 정도이니, 중소 기획사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문제죠.
게다가 이런 비용 구조 때문에 소속사들은 결국 공사측에 협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유료로 우회로를 사용하도록 하되 사전에 등록된 일부 경호 인력만큼은 국내 경호원도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해 탑승 게이트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항 내부에 공식 경호 인력을 별도 배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뚜렷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남경 국장 /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저는 세 가지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출국 정보의 보안 강화입니다.
현재 출국 정보는 소속사가 직접 노출하기보다는 항공권 발권 과정을 통해 유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보가 언론이나 SNS로 흘러나가면서 사생팬들에게 바로 퍼집니다.
따라서 항공사, 여행사, 기획사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 연예인 출국 정보에 대한 비밀 유지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예컨대 비행기 시간과 게이트를 당일에만 공지하거나, VIP 승객 수준의 보호 절차를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팬 문화의 성숙입니다.
팬덤이 스스로 안전과 질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조용히 해 달라"는 당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팬클럽 차원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불법적으로 출국 정보를 거래하거나 무단 촬영·스토킹을 일삼는 사생팬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법적 처벌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팬심'이라 부를 수 없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공항 시스템 개선입니다.
공항은 공공성을 가진 공간인 만큼, 근본적인 책임은 공항공사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전 등록제를 도입해 대규모 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소속사와 공항이 미리 경호 인력과 이동 동선을 협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팬존(Fan Zone)을 공항 외부나 별도의 공간에 설치해, 팬들이 안전하게 연예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속사들이 부담하는 경호 비용을 일부 줄일 수 있도록 공항이 공식적으로 경호 인력을 배치하거나 유료 서비스 형태로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결국, 정보 보안, 팬 문화 성숙, 공항 시스템 개선이라는 세 축이 함께 돌아갈 때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공항 과잉 경호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공항 과잉 경호 문제, 결국 연예인의 안전, 일반 승객의 권리, 공항의 공공성이라는 세 가지 축이 균형을 이룰 때만 풀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제도적 보완과 성숙한 팬 문화가 함께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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