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8K TV가 무슨 의미?…인간 눈 '해상도 한계' 첫 제시

이병구 기자 2025. 10. 2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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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TV 크기 및 해상도만으로 적합한 디스플레이 제시하는 무료 계산기 공개
기술이 발전하면서 4K, 8K 등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TV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의 화질은 색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인 화소(픽셀) 수에 달렸다. 과학자들이 일반 가정 등 사용 환경에 따라 4K, 8K 등 초고화질 TV의 효용성을 얼마나 체감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인간 눈의 '해상도 한계'는 제품 구매뿐 아니라 개발 단계에서도 필요 이상의 자원을 소모하지 않도록 하는 기준으로 평가된다.

라팔 만티욱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과학기술과 교수와 알렉산드레 샤피로 미국 메타 리얼리티랩스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인간 눈이 일정 거리에서 식별할 수 있는 화소 수 한계를 계산하고 연구결과를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사용 환경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를 직접 계산해 확인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계산기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가장 널리 보급된 디스플레이는 가로 1920개, 세로 1080개로 총 207만3600화소인 FHD(Full HD)급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FHD보다 화소가 4배 많은 4K, 16배 많은 8K 등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등장했다. 특히 눈과 화면 사이가 가까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기에서 고화질 디스플레이 필요성이 제기된다.

4K는 4000이라는 뜻으로 가로 화소 수가 약 4000개라는 뜻이다. 4K 화질은 가로 3840개, 세로 2160개로 총 829만4400화소다. 화면 크기가 같을 때 FHD보다 화소가 4배 조밀하다. 마찬가지로 8K 화질은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로 화소 수는 총 3317만7600화소에 달한다. FHD 화소 밀도의 무려 16배다.

4K 이상의 초고화질 디스플레이가 가정용 TV 등에 적용됐을 때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성능을 높여도 인간의 눈으로는 늘어난 시각 정보량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오버스펙'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각도당 최대 화소 수를 만족하는 최소 화질을 디스플레이 크기, 눈과 디스플레이 사이의 거리에 따라 나타낸 표.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연구팀은 같은 화면에서 해상도가 제어되는 실험 환경을 구축하고 다양한 참가자의 해상도 한계를 측정했다. 해상도 한계의 단위는 '각도당 화소(pixels per degree, ppd)'다. 화소 수와 화면 크기, 눈과 화면과의 거리 등을 모두 종합해 사용자의 시야각 1도 간격 안에서 구분할 수 있는 화소 수를 말한다. 디스플레이의 스펙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환경을 기준으로 본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흑백 화면과 적색-녹색(red-green), 황색-자색(yellow-violet) 패턴을 각각 보여주며 이미지 안의 직선을 식별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를 0.4미터부터 6m까지 다양하게 조절하며 실험을 이어갔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초점 중심부와 초점에서 10도, 20도 틀어진 주변 시야로 보는 경우까지 고려됐다.

그 결과 정면으로 보는 상황에서 흑백 화면은 평균 94ppd, 적색-녹색은 89pp, 황색-자색은 53ppd를 기록했다. 각 사용 환경에서 시야각 1도 사이에 들어오는 화소 수를 계산했을 때 제시된 값을 넘어가면 성능 향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TV를 보는 거리, TV의 크기에 따른 화질 선택 기준이 처음 등장한 셈이다.

자신의 방 크기, TV의 크기 및 해상도를 입력해 각자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계산기.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연구실 홈페이지 캡처

연구팀은 한 예시로 TV와 소파 사이의 거리가 2.5m인 거실에서 44인치 TV 기준 4K, 8K 초고화질 TV가 QHD(2560x1440 화소) TV보다 더 나은 점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화질 향상에 따른 효용은 개인에 따라 차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사용자가 자신의 방 크기, TV의 크기 및 해상도를 입력해 각자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계산기(cl.cam.ac.uk/research/rainbow/projects/display_calc/)도 함께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화소 수가 많을수록 전력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증가한다. 연구결과는 소비자들이 TV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제품을 구매할 때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다. 또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영상 제작자들이 필요 이상의 자원을 소모하지 않도록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차피로 연구원은 "우리 연구결과는 디스플레이 개발의 '북극성'을 제시한다"며 "향후 영상과 렌더링, 비디오 코딩 기술에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67-025-64679-2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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