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고파서’ 편의점 강도 행각, 사회병리현상의 단면

충청투데이 2025. 10. 2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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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주 청원경찰서 전경[청주 청원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심한 굶주림 끝에 과도를 품고 편의점에 들어가 5만 원어치 식료품을 훔친 50대남성의 사연이 절절하다. 우리 속담에 "닷새 굶어 도둑질 하지 않는 사람 없다"고 했다. 이 남성은 무려 열흘을 넘게 굶었다고 한다. 지난 22일 오전 2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편의점에 이 남성이 들어가 5만원 상당의 먹거리를 훔쳤다. 계산을 하라는 직원의 말에 이 남성은 품 안에 있던 과도를 보여주며 그대로 달아났다. 강도행각을 한 것이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형사 20여 명을 투입해 인근 원룸에 거주하는 이 남성을 붙잡았다. 그는 경찰에서 "열흘 넘게 굶었다. 사람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일용직 근로자였던 그는 최근 들어 일이 끊기자 생활고에 처했다. 검거 당시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기력이 없었다니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알만하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했으나 불구속 수사로 방향을 전환했다. 영양수액을 제공하는 등 삶의 희망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준 경찰의 대처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울산 북구 매곡동의 한 편의점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30대 남성이 도시락, 담배 등을 계산대에 올려놓고 주머니에서 낫을 꺼내 직원을 위협한 것이다. 이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낫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교도소에 가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두 사건에서 보듯 아무리 배가 고파도 흉기를 든 채 절도행각을 벌이는 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복지사각지대 발굴 작업이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봐야겠다. 50대 남성은 열흘 넘게 굶으면서도 복지제도가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한다. 풍요속의 빈곤이다. 끼니를 채우지 못해 흉기를 들어야하는 사회병리현상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이웃 간 단절은 상부상조라는 전통적 가치관을 소환한다. 최소한 굶주림으로 인해 범죄에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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