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예외”… 갭투자 막힌 수요자들 경매로
낙찰가율 100%이상 19건나와
매매가 넘어 신고가 사례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7/dt/20251027171315666ckbb.jpg)
10·15 대책으로 갭투자가 막히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경매가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토허구역에 있는 다른 아파트와 달리 경매 물건은 실거주 의무 등이 부과되지 않아 바로 임대를 놓거나 매매할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27일 경·공매 데이터기업 지지옥션에 요청해 받은 경매 낙찰 사례를 분석한 결과,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매각된 토허구역 아파트 중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100%가 넘은 사례는 19건으로, 전체(42건)의 45%에 달했다.
4일간 낙찰된 규제지역 매물의 절반 가까이가 전국 및 서울 평균 낙찰가율을 웃돌았던 것이다. 이번달(27일 기준)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88.2%, 서울 낙찰가율은 100% 수준이다.
매각 사례를 보면 지난 21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뉴목동' 주상복합의 전용 84㎡가 감정가(5억2400만원) 대비 1억원가량 높은 6억2100만원에 매각됐다. 이 아파트 동일 평형의 마지막 실거래가는 7억3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보다 1억원이상 저렴한 셈이다.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우성 4차' 전용 75㎡도 감정가(8억5500만원)보다 12% 높은 9억6300만원에 매각됐으며 응찰자 수는 서울 평균(6.59명)보다 3배 이상 많은 26명에 달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의 동일 평형 매물은 지난 12일 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경매의 경우 시장에서 최저가로 인식되는 만큼, 아직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가격은 매매 시장에서 최저가로 인식되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수요자가 들어온다는 것은 가격 하락보다는 상승 기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에선 매매 최고가를 뛰어넘는 가격에 매각되며 신고가를 쓴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봇들마을 3단지' 전용 84㎡는 지난 20일 감정가(15억8000만원) 대비 17% 높은 약 18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단지 동일 평형 매물의 직전 최고가는 17억5000만원으로 경매에서 신고가를 새로 쓴 셈이다. 성남시 분당구 '이매삼환' 전용 116㎡도 같은 날 감정가(14억9000만원)보다 약 1억2860만원 비싼 16억1860만원에 매각됐다. 이 아파트 실거래가 최고치(15억5000만원)보다 7000만원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규제로 주택 매매 조건이 나빠지면서 수요자들이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경매로 발길을 돌렸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상황이 전세를 활용하는 등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만큼 유일한 통로에 가까운 게 경매라고 볼 수 있다"며 "경매로 수요가 쏠리면 그에 맞게 고가 낙찰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현 법무법인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는 구청 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방 수요자 또는 갭투자자들이 합법적으로 주요 지역 아파트를 취득할 수 있어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규제 반사 효과로 입찰경쟁과 낙찰가율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경매시장도 전체 시장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라 반사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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