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명에 LH 이름을 못 붙이다니 왜?

이미지 기자 2025. 10. 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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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진례 LH 공공분양 단지명 못 정해
대다수 ‘안단테’ 대신 새로 지은 이름 붙여
집값 영향 기대·우려…단지명 작명 고심

아파트를 짓는 시행사가 아파트 이름 짓기를 고심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명(상표명)이 단지 이미지를 만들고 자산가치 등 입주민에게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작명 경쟁도 나타난다.

LH '안단테' 대신 개별 단지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는 김해 진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에 공공분양주택(387가구)을 공급했다. 단지 이름은 확정하지 않았다. 입주자 모집공고에는 '안단테(ANDANTE) 단독 또는 안단테(ANDANTE)+단지별 브랜드를 병행 사용할 수 있고 단지별 브랜드를 단독 사용할 수도 있다'고 나와 있다.
LH 경남지역본부는 김해 진례에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한다. 투시도. /LH 경남지역본부

LH는 2020년 공공분양주택 이미지를 고급화하고자 '안단테'를 새 아파트 상표명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LH 임직원 땅투기 사태·부실시공 논란 등 신뢰도 하락과 공공분양 상표명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어 입주예정자와 LH 간 단지명을 놓고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안단테를 거부했고, LH는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 등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명을 변경할 수 있다고 내부 지침을 바꿨다.

경남지역 LH 공공분양주택 공급 사례를 살펴보면 창원명곡A-1블록 신혼희망타운은 '포엘른'이다. 또 양산사송A-2블록 신혼희망타운은 '에비뉴원'이다. 다른 지역 사례도 많다. 부산 기장군 신혼희망타운은 '웨이브리즈', 경기 화성동탄 신혼희망타운은 '디루체', 경기 고양지축은 '나인포레' 등 모두 개별 단지명을 적용했다.

LH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포엘른과 에비뉴원은 입주자들이 직접 지은 이름"이라며 "최근 LH 공공분양아파트명은 단지 특성과 입주예정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 선정되는 추세다"고 말했다.

아파트 이름에 LH나 사업 정책명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배경에는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와 우려가 깔렸다.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으니 LH 아파트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낙인 영향, 부실시공 지적을 많이 받아 아예 LH 표시를 하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분석학회는 '명칭 변경 사례를 통해 살펴본 아파트 브랜드 프리미엄에 관한 연구'에서 "아파트 명칭을 인지도가 더 높은 브랜드로 변경하면 명칭을 변경하지 않은 주변 아파트보다 약 7.8% 가격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학회는 2006년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명칭 변경 사례 가운데 브랜드·지역명 관련 사례를 분석했더니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매매가가 올랐다고 밝혔다.

"아파트 입지·특징 알려야" 고심
GS건설은 창원호텔 터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단지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미지

그러다 보니 건설사들도 더 차별화해 작명하고자 애쓴다.

GS건설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옛 창원호텔 터에 최고 49층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데, 단지 이름을 결정하지 못했다. 지하층 해체 공사 안전 가림막에는 '자이가 곧 찾아뵙겠습니다'라는 펼침막만 붙었다. GS건설 측 관계자는 "창원 도심에 있으면서 고급화를 부각할 수 있는 이름을 찾고 있다"며 "브랜드명이 정해져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서 조만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이름은 아파트 입지 특색과 특징을 강조한다. '더퍼스트'가 붙으면 지역 최초라는 뜻이고 '센트럴'은 4차로 이상 도로 근처 아파트이거나 중심부 또는 번화가를 말한다. '오션'이나 '마리나'는 근처 바다 조망을 강조하는 이름이고, '시티'는 대규모 단지가 세워질 때 쓰인다. 또 '포레'는 주변이 산이나 숲과 인접해 있거나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녹지화 단지를 내세울 때 붙인다.

기존 아파트 상표를 새 상표로 바꾸기도 한다. HL디앤아이한라는 내달 김해 안동 에피트(EFETE)를 분양한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그동안 사용했던 한라비발디를 에피트로 변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고급 주거를 표방한 '트리마제'를 더 확산하고자 새 주거 상표인 '트리븐'을 내놓고, 지난달 창원 진해구에서 처음으로 '트리븐 창원'을 공급했다.

부동산업계는 아파트 브랜드 고급화는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한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고급화·프리미엄 전략'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로, 매수 심리적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며 "수요층 상표 선호도와 신뢰를 두텁게 쌓고자 건설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R114와 턴어라운드가 지난 6·7월 아파트 브랜드 호감도 조사를 해보니 부울경은 롯데건설 '롯데캐슬'이 1위였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