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회접근·경고체계 부재’ 김해공항 오착륙 사고 키운다
선회접근 탓 착륙 난도 높아도 경고 체계 없어
국토부와 공항공사에 “안전 체계 강화” 주문

김해국제공항에 빈발하는 활주로 오착륙 사고를 막을 한국공항공사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김해공항 안전상 고질적 문제이자 오착륙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선회접근' 횟수도 늘고 있어 가덕신공항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홍철(더불어민주당·김해 갑) 의원은 27일 한국공항공사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민 의원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최근 15년 사이 국내 공항에 일어난 오착륙 사고 6건 중 4건이 김해공항에 몰렸다. 특히 올해에만 항공기가 허가 받지 않은 활주로로 착륙한 사고가 2건 발생했다.
3월 진에어LJ312편이 허가 받은 18R(Right·우측) 활주로가 아닌 18L 활주로로 착륙했다. 6월에는 대만 국적 중화항공CI186편이 허가 받은 18R 활주로가 아닌 18L 활주로에 착륙했다. 특히 6월 사고 당시 18L 활주로에는 진에어 소속 여객기가 이륙하려 진입 중이었다. 공군 관제사가 중화항공 비행기 착륙 방향이 허가된 활주로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 진에어 항공기에 진입을 긴급하게 중단시켜 충돌을 막을 수 있었다. 활주로 오인이나 오착륙은 항공기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국토교통부는 이들 사건을 '항공 준사고'로 분류하고 조종사 실수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들 오착륙 사고는 모두 '선회접근' 도중 발생했다. 선회접근은 2002년 돗대산 사고를 발생시킨 주 원인으로 김해공항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김해공항이 민군겸용 공항이라는 데 있다. 운항 절차(국토부), 관제(공군), 시설(공항공사) 담당이 제각각이라 사고 예방 시설과 기술 도입이 다른 공항보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
민 의원은 "김해공항 오착륙 4건 중 3건이 모두 선회접근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이렇게 착륙이 까다로운 특수공항으로 꼽히는 김해공항 오착륙을 방지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같은 사고에 대비해 현재 인천과 김포, 제주공항에는 항공기가 지정된 활주로가 아닌 다른 활주로에 접근할 때 관제사에게 즉각 시청각 경고를 보내는 '접근관제시스템'과 '지상관제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민 의원은 "오착륙 사고가 빈번한 김해공항에는 정작 이 시스템들이 운영되지 못 하고 오착륙 사고 발생 시 안전권고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제권이 공군에 있다는 이유로 국토부와 공항공사가 책임을 미루고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이달 16일 CCTV를 추가 설치하고 관제탑에서 공군과 민간이 함께 근무하는 체계 보완, 항공정보간행물(AIP) 내 정보 보강 등 안전 확보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국토부와 공군·항공사·공항공사 합동으로 김해공항 안전 개선에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지적된 선회접근에 따른 항공 준사고 빈발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필요성에 힘을 싣는 사례다. 최근 5년간 김해공항 민항기 착륙 현황을 보면 선회접근 착륙은 △2020년 2413대 △2021년 2732대 △2022년 4134대 △2023년 4468대 △2024년 5310대로 매년 증가 추세로 5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비중도 2020년 전체 착륙 민항기의 8.8%만 차지했지만 2024년 11%까지 증가했다. 특히 주로 남풍이 부는 여름철에는 조종사 눈과 감각만으로 착륙해야할 때가 잦다. 바람 영향에 따라 돗대산 쪽으로 항공기가 치우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여름이 길어지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래 지속하는 기후변화는 남풍 빈도 증가를 부른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