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늘었는데, 같이 살 힘이 빠졌다”… 제주 ‘조이혼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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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인구구조의 고개를 가장 먼저 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이혼률은 인구 1,000명당 2.5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습니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구조가 굳어졌고, 인구의 기본 저수지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주가 높은 정착비용, 돌봄 공백, 교대·야간 중심 서비스업 구조라는 삼중고에 놓여 있다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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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보다 이혼 증가 더 빨라… 인구 기반이 흔들린다

제주가 인구구조의 고개를 가장 먼저 넘고 있습니다.
출생이 줄었고 사망은 늘어 자연감소 국면이 굳었습니다.
그 와중에 혼인은 소폭 늘었지만 이혼은 더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결혼을 선택하는 일보다 결혼을 유지하는 게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조이혼률은 인구 1,000명당 2.5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습니다.
전년 2.3건에서 상승폭 역시 최고였습니다.

■ 자연감소 고착… ‘아이 낳기 전에’ 가정이 버티느냐가 관건
27일 국가데이터처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제주 출생아 수는 3,156명으로 전년보다 2.0% 줄었습니다.
조출생률도 4.7명으로 낮아졌습니다. 합계출산율은 0.83명으로 전국 평균(0.75명)보다 높지만, 전년과 같았습니다.
첫째아이 비중은 54.6%까지 커졌고 둘째아·셋째아 비중은 줄었습니다.
둘째를 고민할 여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사망자는 4,902명으로 4.8% 증가했습니다. 조사망률은 7.3명,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317.7명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사망자 절반 이상이 80살 이상입니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구조가 굳어졌고, 인구의 기본 저수지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 “혼인 늘었는데 이혼이 더 빨라”… 결혼 유지력 급전직하
혼인건수는 2,744건으로 5.0%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이혼입니다.
1,648건으로 10.4% 늘어 증가폭이 혼인의 두 배였습니다.
조혼인율 4.1건과 조이혼률 2.5건의 간극이 더 좁혀지며 조이혼률 1위가 됐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이혼 비중도 46.4%로 늘었습니다.
양육과 학령기 돌봄을 동시에 떠안은 가정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드러난 것입니다.

■ 가장 아픈 대목… ‘20년 이상’ 결별
지난해 제주 이혼 중 혼인지속 20년 이상 비중이 31.7%로 가장 컸습니다.
제주 정주 기반을 떠받치던 중·장년 부부가 결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단기 위기가 아니라 장기 생활 스트레스 누적 결과라는 점에서 파장이 큽니다.

■ 왜 제주 1위인가… ‘관광 호황’ 이면에 쌓인 삼중고
전문가들은 제주가 높은 정착비용, 돌봄 공백, 교대·야간 중심 서비스업 구조라는 삼중고에 놓여 있다고 분석합니다.
고령화 속도 또한 전국 최고 수준으로, 부양 부담이 핵가족에 집중됩니다.
수치는 혼인과 이혼의 동시 증가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혼 유지 단계에서 구조적 실패가 나타난 상황입니다.
출산장려금이 늘어도 둘째 결정을 미루는 이유가 여기서 확인됩니다.
■ “정책 좌표를 다시 세워야”
출생을 늘리겠다는 목표보다, 지켜지는 가정이 얼마나 남느냐가 핵심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주거·돌봄·노동 환경이 결혼 유지에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혼인은 늘었는데 이혼 증가세가 더 빠르다면 정책 좌표가 잘못 맞춰진 것”이라며, “관계 유지가 실패하는 환경에서는 출산정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한 연구자는 “관광객 집계보다 중요한 건 지역에 남아 있는 가정의 수와 안정성”이라며 “제주 통계는 한국 전역이 곧 마주할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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