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력데이터 결합, 에너지 절감 넘어 지역경제 지속가능성 높여 [기고]

2025. 10. 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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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그리고 기후위기가 겹치면서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에 전기요금까지 오른 지금 '3대 고비용 구조'는 소상공인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다. 인공지능(AI)과 전력데이터의 결합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AI 기반 전력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을 실질적으로 절감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AI가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해 계약전력과 요금제를 최적화하고, 과다 요금 구간을 사전에 예측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 절약을 넘어 에너지 효율 관리라는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 기반 경영지원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사용량보다 높게 계약된 전력은 일부 해지를 유도하고, 피크 시간대 부하, 전력 사용량 추이 분석을 통해 전기요금 과다 사용 진입 구간을 사전에 예측한 후 제공함으로써 자발적인 전력소비 효율화를 유도한다. 이 서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AI 기반 대국민 혁신서비스' 과제로 선정돼 웹과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지난 7월부터 서울 동작구 성대전통시장과 대구지역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은 그 성과를 입증했다. 총 1만5000개 점포 중 약 3000개(20%)에서 전기요금 약 4억7000만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지역 상권의 생존력을 높이고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돕는 구조적 지원책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번 사업은 기술만으로 이뤄진 성과가 아니다. 한전은 소상공인진흥공단, 전통시장상인회,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과 협력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정부 또한 이 사업을 공식 선정해 제도적 지원을 더했다. 참여기관 24곳 중 단 3곳만 최종 선정되는 자리에서 한전이 뽑혔다는 점은 이 서비스가 파일럿을 넘어 국가적 모델로 확산할 잠재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민관이 함께 참여한 구조는 기술 실험일 뿐만 아니라 정책적 조율과 현장 협업이 어우러진 디지털 혁신 모델이다. 에너지 절감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소상공인 경영 안정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함께 실현되고 있다.

시범사업의 성공을 토대로 한전은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해 추진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 확대 시 추진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비스 고도화다. 현재의 요금제 최적화나 영업 여부 예측뿐만 아니라 매출 전략 시뮬레이션과 지역 상권 분석 등으로 기능을 확장해야 한다. AI 플랫폼이 절감 도구를 넘어 소상공인의 경영 의사결정 파트너로 발전해야 한다.

둘째,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력데이터의 안전한 개방과 활용을 보장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와 소상공인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는 초기 진입장벽이 높아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확산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홍보와 성과 검증이 필수적이다. 언론과 협업해 성공 사례를 널리 알리고, 정량적 절감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절감이 실제 경영 안정과 매출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AI와 전력데이터의 결합은 기술 혁신에 더해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사회 인프라다. 소상공인이 절약한 전기료는 다시 지역 상권에 재투자되고, 일자리 유지와 탄소 절감으로 이어진다. ESG(환경·책임·투명경영)와 디지털 포용이라는 시대적 과제에도 부합한다.

AI 활용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한국형 'AI 에너지 절감 모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내수가 살고, 내수가 살아야 한국 경제가 버틸 수 있다.

AI와 전력데이터가 열어가는 이 길은 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가장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해법이다.

[정치교 한국전력공사 안전·영업배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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