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손때 묻은 탁자·화장대…삶의 위안을 얻다
공개된적 없던 유물 '화각풍속화문가구' 등 영감
현대작가 이희조 작품 15점·오브제 1점 소개
농업유물과 일상 잇는 시간…12월14일까지

평범하고 평온한 어느 날에도, 그렇지 않은 조금 더 특별한 날들에도 전하는 인사 '안녕'에는 상대의 평안함과 무탈함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무수히 많은 하루와 '안녕'한 마음들이 담긴 전통 공예유물을 바라보며 얻는 왠지 모를 위안은 그런 마음에서 출발하는 듯 하다.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소장유물 테마전 '안녕한 여느 날'은 현대 작가의 시선을 통해 전통 공예유물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일상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되새긴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나 일반에 공개된 적 없던 유물 '화각풍속화문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작가 이희조의 작품 15점과 오브제 1점 등이 소개된다.
화각풍속화문가구는 소의 뿔을 활용한 공예로 풍속화를 그려 넣은 안방 가구다. 사방탁자, 이층장, 화장대로 구성돼 있다. 사방이 트여 있다는 뜻의 사방탁자에는 주로 책이나 장식품을 올려두고, 두 개의 층으로 된 이층장에는 옷이나 침구를 보관했다. 화장대 아래에는 서랍이 달려 있어 작은 물건을 보관하거나 올려두기도 했다.


15점으로 구성된 '화각담'은 화각풍속화문가구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가구를 사용했던 '누군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화각 위에 놓인 일상의 이야기'라는 뜻은 여러 사물이 복잡한 듯 질서 정연하게 나열된 속에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좋아했을 것들, 일상적으로 사용했을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Low dressing table'은 물론, 사방탁자의 한 칸에 그려진 화조도를 족자 형태로 그려낸 'Two birds'는 화각풍속화문가구를 사용했던 '누군가의 방'을 상상해 현대적 가구 위에 재해석해 놓였다. 꽃과 새가 그려진 족자, 소나무와 학이 그려진 주전자 등을 통해 친구를 초대해 차를 마시고 나무와 꽃을 키우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상상해 보게 만든다.


또, SNS에 전시 후기를 올린 후 박물관 안내데스크에 인증한 관람객에는 작가의 작품이 담긴 기념품도 선착순 증정한다 기념품은 매달 다른 작품으로 제공된다.
오경태 국립농업박물관장은 "박물관의 미공개 소장유물을 현대 작가가 재해석하는 전시를 통해 젊은 관람객들이 농업을 한층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가득한 공간에서 관람객 모두가 농업유물과 일상을 잇는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14일까지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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