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협상 지연이 실패 아냐”…‘250억달러×8년’ 美요구 수용불가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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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협상과 관련한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후속 논의가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무역 협정이 최종 타결되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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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방식·규모·일정 다 충돌
한국은 ‘175억달러×10년’ 제안
李 “한국에 재앙적 결과 초래해선 안돼”
29일 회담 전 끝까지 기싸움
큰 틀 ‘팩트시트’만 나올 수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협상과 관련한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후속 논의가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무역 협정이 최종 타결되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투자 방식·규모·일정과 손실 분담, 배당금 분배 등 모든 것이 쟁점”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현금 투자 비중 및 분할 투자 기간, 투자처 선정, 수익 배분 등 ‘3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은 ‘연간 250억 달러씩 8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라’는 미 측 요구에 ‘연간 175억∼200억 달러를 10년 동안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수익 배분의 경우 ‘투자 원금’의 90%를 한국이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처 선정도 우리 기업들의 관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 측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국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는 수준이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외환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조달할 수 있는 투자 범위가 연간 200억 달러 안팎인 만큼 현금 투자 비중을 50∼60%(약 2000억 달러)까지 높이라는 미국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거듭 못 박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지연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간에 쫓겨 국익을 훼손하는 협정에 체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2차 한·미 정상회담에선 관세협상과 관련한 큰 틀의 합의를 정리한 ‘팩트 시트’만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서 진행한 ‘기내 간담회’에서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합의를 체결하길 열망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키우려는 ‘트럼프식 압박’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안보 의제’는 진전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인상하는 것은 미국 요구와 무관하게 ‘자주국방’ 실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목표에도 부합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 유지에 핵심적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제사회의 현실에 비춰 우리가 주한미군의 운명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화’를 통해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미국 요구를 일부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미국 조지아주 사태’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비자 제도 개선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초래해 일부는 다시 미국에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크게 지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미·중 무역 갈등의 한복판에 놓인 한국을 “두 개의 연마석 사이에 끼인 나라”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5개 법인을 향해 제재를 부과한 데 대해 “향후에도 이런 일이 계속될 수 있다”며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립이 아닌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미·중은 오는 30일, 한·중은 11월 1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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