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검찰에 포위” 틀렸다…정성호 사상 첫 장관 상설특검 [세상&]

윤호 2025. 10. 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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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봉권 띠지 분실’·‘쿠팡 수사 외압’ 관련
3대특검 이미 진행중…‘특검 블랙홀’ 우려도
정성호 법무장관[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퇴직금 수사외압 의혹’을 상설특검에서 수사하도록 결정했다. 국회가 아닌 법무부 장관의 요청으로 상설특검이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설특검은 개별 사안별로 입법을 거쳐 구성되는 특검과 달리, 법무부 장관 판단이나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으면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검을 진행할 수 있다. 2014년에 상설특검법이 제정된 이후 이 법에 따른 특검은 2021년 국회의결로 출범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이 유일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5000만원어치 한국은행 관봉권을 포함한 현금다발을 확보해 사건을 특검에 넘겼으나, 돈다발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 마크가 찍힌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올해 1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쿠팡 측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4월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장관은 “검찰이 그동안 두 의혹에 대해 충실히 경위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고 논란이 지속되는 측면이 있다”며 “검찰이 당사자인 두 사건이야말로 상설특검으로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야 할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법무부의 주요 보직에 검사가 포진한 것을 지적하며 ‘장관이 검사에게 포위돼 있다’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검찰부 법무청’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인 후 법무부의 주요 보직에 검사가 포진한 것을 지적했다. 다만 정 장관은 이번 상설특검을 결정하면서 “의혹의 당사자가 검사이기 때문에 결국 ‘제 식구 감싸기’ 측면이 있다는 의심을 거두기 쉽지 않다”고 작심발언하며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했다.

상설특검 가동에 대통령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초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이 나오자 정 장관에게 “상설특검을 비롯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관봉권 관련 대검 감찰 결과가 알려진 지난 23일엔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불법을 덮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도 했다. 정 장관은 대통령 지적이 나온 바로 다음날 상설특검 결정을 발표했다.

앞으로 법무부는 총 7명의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꾸려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임명된 특검은 특검보 2명, 파견 검사 5명, 특별수사관 30명, 파견 공무원 30명 등 최대 68명 규모로 수사팀을 꾸린다.

상설특검의 수사 기간과 인력 규모는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로 정해져 있지만, 특검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은 국회에서 협의해야 한다. 국회 규칙에 따르면 후보추천위원 7명은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국회가 추천한 4인(여야 2인씩)으로 구성된다. ‘1호 상설특검’이었던 세월호 특검은 여야 이견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 임명요구안이 의결된 뒤 추천위원회가 구성되는 데까지 4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한편 현재 특검 3개가 이미 운영중인 상황에서 또 다른 특검의 출범으로 민생 사건을 담당하는 일선 수사기관의 인력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검 남발’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도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미 3대 특검에 파견된 검사 수만 110여명인 마당에 ‘특검 블랙홀’에 빠지면서 일반사건 처리 지연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검사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기존 수사기관에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해 봤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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