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돌봄, 사람에 달려 있다

부산일보 2025. 10. 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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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숙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연제지사 차장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삶을 지켜주는 일이다. 매 순간 장기요양 현장에서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돌봄 종사자들의 하루하루가 바로 그 일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누군가의 부모와 배우자, 자녀를 위해 헌신하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은 지역사회 돌봄의 든든한 기반이자, 우리 사회복지 안전망의 최전선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희망의 불씨이다. 그 헌신과 정성 덕분에 많은 어르신들이 익숙한 자신의 집에서 건강하고 존엄하게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생활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일상적 도움이 필요하지만, 현장의 돌봄 인력은 점점 줄고 있다.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8년이면 요양보호사 인력이 11만 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는 4명 중 1명에 불과하며, 평균 연령은 60세를 넘어섰다. 돌봄의 질을 지키기 위해서는 종사자의 처우와 인식 개선,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속적 투자가 절실하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은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한 법이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돌봄의 지속가능성과 품질은 결국 현장 인력의 헌신과 전문성에 달려 있다. 요양보호사, 생활지원사, 간병인, 케어코디네이터 등 전문인력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양성되고 존중받으며 역량을 강화하느냐가 통합돌봄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공단은 돌봄 종사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건비 지출비율 준수 관리를 통해 종사자 처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보수·승급교육과 우수종사자 표창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며 사회적 존중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대국민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 돌봄의 가치를 알리고, 돌봄 종사자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돌봄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다. 대상자의 건강과 외로움을 세심하게 살피고,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삶의 연결이다. 왕진을 통해 의사가 직접 찾아오고,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사회복지사가 소득과 가족 갈등까지 살피는 통합돌봄 현장에서, 돌봄 종사자는 대상자의 또 다른 가족이 된다. 요양보호사가 준비한 따뜻한 식사 한 끼, 정기적인 운동과 물리치료, 약 관리와 안전점검 하나하나가 ’살던 곳에서 오래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런 관계와 신뢰가 쌓일수록 돌봄의 질은 높아지고, 삶의 안정감과 행복감도 커진다.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지금, 서비스 품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열쇠는 결국 그 현장을 지키고 실천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제도와 현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서로 긴밀히 소통할 때, 국민은 익숙한 생활터전인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나이 들고, 존엄한 삶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공단은 앞으로도 현장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여 국민이 나이 들어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따뜻한 돌봄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