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군인의 몸은 국가가 감춰야 할 파편일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직 포병장교 최우현이 군대와 전쟁, 국가 폭력의 실재를 몸으로 통과한 뒤 기록으로 증언한 '나는 전쟁에 불복종한다'를 펴냈다.
전쟁은 언제나 '신의 무기' '비밀 병기'의 신화로 자기 정당화를 모은다.
그러나 저자가 보여주는 것은 잘린 손가락과 발, 기형의 신체, 몸에 새겨진 공포다.
△ 나는 전쟁에 불복종한다/ 최우현 지음/ 돌베개/ 2만 원.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간] '나는 전쟁에 불복종한다'
![[신간] '나는 전쟁에 불복종한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7/NEWS1/20251027091112807pmod.jpg)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전직 포병장교 최우현이 군대와 전쟁, 국가 폭력의 실재를 몸으로 통과한 뒤 기록으로 증언한 '나는 전쟁에 불복종한다'를 펴냈다.
저자 최우현은 6년여간 포병장교로 복무했고, 전역 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일했다. 그 사이 청력의 70%를 잃고 보청기에 의존하는 삶을 산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귓속 이명이 맹렬히 울린다고 고백한다. 그 잔혹한 소음은 역설적으로 그를 "고요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꿈꿀 수밖에 없도록" 몰아넣었고, 그래서 그는 전쟁에 불복종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폭력이 숫자와 표로 환원되는 장면을 거부한다. 사망자 통계와 손실 계산의 냉정함이 현장을 지워버리는 메커니즘을 드러내며, 전투의 열광과 '강한 군인'이라는 파멸 모델의 허상을 벗긴다.
'사람을 죽여본 군인'이라는 문구가 영웅주의의 상징처럼 통용될 때 무엇이 잃히는가. 그는 전쟁신경증과 공황발작의 사례를 통해 전투가 병사의 신경계를 어떻게 점령하는지 보여주고, '겁쟁이'라는 낙인이 어떻게 살아남은 자를 다시 죽이는가를 추적한다.
전쟁은 언제나 '신의 무기' '비밀 병기'의 신화로 자기 정당화를 모은다. 그러나 저자가 보여주는 것은 잘린 손가락과 발, 기형의 신체, 몸에 새겨진 공포다. 군인의 몸은 국가가 기념할 수 있는 상징물이 되는가, 아니면 감춰야 할 파편인가. 그는 '고통에 감응하는 독법' 없이는 전쟁사의 문장들이 또 다른 둔감화를 낳을 뿐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한국군 특유의 '인간폭탄' 수사학이 무엇을 은폐해 왔는지, 누가 언제 어떻게 희생되었는지를 짚는다. '자발적 죽음'이라는 말은 얼마나 자주 강요의 은유였던가. 이 질문은 '명예 죽음' 신화의 기원을 되묻고, 그 신화가 어떻게 현재의 병영 문화와 온라인 군국주의 문화에 접속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자기 상처를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고통을 방패로 쓰지 않는다. "여전히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정직함이 독자의 방어기제를 낮춘다. 아울러 전쟁 인문학의 스펙트럼. 전쟁사·문학·비평·다크투어가 교차하는 서술은 '현장 없는 교훈'을 거부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적 맥락을 복원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학살과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태평양전쟁 조선인 병사의 희생, 베트남전 참전 증언이 한 자리에 놓인다. 각 사례는 '국가·군대·엘리트'의 언어가 어떻게 폭력을 감추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 나는 전쟁에 불복종한다/ 최우현 지음/ 돌베개/ 2만 원.
ar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손주 보게 해달라' 거액 입금한 시어머니…역겹다" 며느리 사연 '몰매'
- "문 잠긴 침실서 탈출하려고"…외벽 매달려 27층→21층 이동한 89세 할머니
- 이진호,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서 치료 중…"생명엔 지장 없어"
- "빚 갚으려 몰래 '예물' 판 도박 중독 남편…시부모는 '취미생활로 여겨라'"
- 전처 2명과 함께 사는 아내 "남편은 싫지만 언니들은 좋아" 이혼 포기
- 귀신 들린 탓?…'의문사 사건' 후 세 번 경매 나온 역세권 집, 가격 뚝
- 사라진 한화이글스 '유튜브 실버버튼' 당근 매물로…구단 측 경찰에 고소
- "아내가 공무원인데"…2500만원 산후조리원 '협찬' 썼다 지운 곽튜브
- "아파트 현관 앞 만취해 쓰러진 여성 깨웠더니 '범죄자' 취급"…오해받을 일?
- 강릉 2박 3일 수학여행 비용이 60만원?…"중3 아들 '안 가겠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