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먹튀의 덫'… 산업 동맥경화 부르는 사모펀드식 경영
[편집자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사회·경제적으로 대기업 못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으며 정부 역시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왕적 자본'으로 군림하는 사모펀드의 역탈 경영 관행을 끊어낼 수 있을지 현재의 흐름을 짚어봤다.

한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PEF는 본래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비효율적인 구조를 혁신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되파는 역할 수행이 기대됐다. 2014년 오비맥주 매각 사례가 바람직한 예시로 꼽힌다. 외국계 PEF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 오비맥주를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KKR은 시설 투자에 2000억원을 투입하고 마케팅 비용을 30% 늘리는 등 '통 큰 투자'로 경영 효율화, 브랜드 고급화, 수익 구조 개선을 추진하며 오비맥주를 국내 최고의 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후 KKR은 오비맥주를 세계 1위 맥주기업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58억달러(약 6조1680억원)에 매각해 약 4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PEF 인수 이후 성장세가 꺾여버린 기업은 비단 홈플러스뿐만이 아니다. 국내 5대 PEF 운용사(한앤컴퍼니·MBK파트너스·스틱인베스트먼트·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가 소유했거나 소유하고 있는 5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각된 18곳을 제외한 40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평균 24.9%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88.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PEF 부실 경영의 근본 원인은 펀드 구조에 내재된 '시간 압박'에서 비롯된다. PEF는 통상 7년에서 10년의 만기를 두고 운용되는데 운용사는 출자금 집행이 늦어질수록 받는 보수가 줄어든다. 이러한 구조가 충분한 실사 없이 '일단 사고 보자'는 식의 성급한 인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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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용품 업체 락앤락의 사례가 이 같은 LBO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락앤락은 2017년 홍콩계 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7년 만인 지난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당시 어피너티는 락앤락 지분 인수에 약 6293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3750억원을 LBO를 통해 조달했다. 이후 경영 효율화를 명분 삼아 국내외 공장을 매각하고 고배당과 유상감자로 투자금 회수에 치중한 결과 인수 당시 1조원을 웃돌던 시가총액은 2023년 2690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은 2023년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PEF 경영권 개입은 기업 내부와 사회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경영 승계를 앞둔 기업에 PEF가 개입할 경우 지분 분쟁이 격화돼 기업 지배 구조가 불안정해진다. 기업 내부에 혼란이 야기되고 장기적인 비전과 연구개발(R&D) 투자 등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방해가 된다. 고용 불안, 협력업체 피해, 소액주주 손실 등이 발생해 사회 전체가 비용을 치르기도 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MBK·홈플러스 사례가 보여주듯 PEF들이 단기적·중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이나 투명한 경영과는 역행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가 PEF의 역기능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안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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