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보유국" 언급 트럼프, 한반도 비핵화 포기하고 동결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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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은 일종의 핵보유국' 발언을 둘러싼 외교가 안팎의 해석이 분분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 30일 방한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선 '일종의 핵보유국' 발언 이상의 선물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의 요구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며 제재를 풀어주는 '빅딜'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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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졸속 회동, 한국 이익 부합 안해" 지적
北 '핵보유' 인정시 잠재적 핵보유 요구 분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은 일종의 핵보유국' 발언을 둘러싼 외교가 안팎의 해석이 분분하다.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유인구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북미 대화 재개뿐 아니라 합의 문턱까지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북핵 동결 후 경제 제재 일부 완화로 이어지는 '스몰딜'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발언에 만족하지 않은 모양새다. 26일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벨라루스 방문 일정을 발표한 것은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최 외무상이 방문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미국 대척점에 선 핵연대"라며 "북미 대화의 시작점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이에 따른 조치들임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 30일 방한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선 '일종의 핵보유국' 발언 이상의 선물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와 중국을 든든한 우군으로 확보한 김 위원장이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의 요구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며 제재를 풀어주는 '빅딜'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왕선택 서강대 대우교수는 "북미 간 외교적 불신은 여전히 크다"며 "정상 간 즉흥적이거나 정치적 결정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북미 간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핵 동결에 따른 제재 일부 해제' 카드를 북한에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세협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국내 셧다운 등 각종 정책에서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북한과 가장 낮은 수준의 합의를 추진하면서 '위대한 성과'라고 포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식 접근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참석 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동결을 "일종의 잠정적 응급조치"라면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할 경우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사찰이나 검증 없는 동결은 한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의미로 읽힐 수 있다.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한미 공조가 흔들리면서 대북정책마저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 전직 고위 군사 관료는 "북한이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을 더 이상 생산하고 있지 않은지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재차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직 정부 고위관료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채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경우 한국이 얻는 안보적 이익은 없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이 난망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 전술적 핵배치, 나토식 핵공유 등 잠재적 핵보유 주장이 분출할 수 있다. 두 센터장은 "산업 협력 차원에서 추진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를 '핵잠재력 확보' 카드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며 "한국이 비확산체제(NPT)를 흔드는 그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미 간 대북구상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외교적 협의를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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