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중국의 ‘2027 대만 침공설’, 미국에 던지는 두 질문
시진핑 4연임 결정되는 해
대만·한반도 위기 발생하면
주한미군 유연화 범위는?
북핵은 어떻게 억제하나?
美는 명확히 답해야 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최근 무려 800명 이상의 미군 장성을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 소집한 것은 전면전을 앞두거나 9·11 테러 같은 국가 비상시에만 이뤄지던 전례에 견주어 그 배경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중국을 겨냥한 군사행동 준비나 해외 주둔 미군 구조 개편의 서막으로 해석됐고, 일부 장성은 CNN에 ‘장군들의 오징어게임’에 불려 왔다는 촌평을 하기도 했다. 미 국방의 핵심이 중국 견제와 미국 본토 방어임을 분명히 한 지난 3월 잠정 국방 전략 지침의 구체적 이행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전쟁 가능성은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 훨씬 이전인 2021년부터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중심으로 그 심각성이 증폭돼 왔다. 이 가설은 2021년 9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미 상원에서 “6년 내 중국의 대만 침공이 확실하고 이를 계기로 미국의 자리를 ‘꿰찰 것(supplant)’”이라고 경고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데이비슨 사령관의 이름을 딴 ‘데이비슨 윈도’는 중국의 대만 침공과 이에 맞춘 전력 증강을 우려하며 미국 인도·태평양 방어 전략의 상징이 됐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완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2023년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의 정보 보고 이후 ‘데이비슨 윈도’는 더욱 확산됐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7년,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원장은 2030년까지 최고조의 전쟁 위험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다. 이렇게 2027년이 집중 지목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라는 점 외에도 그해 제21차 중국공산당 당대회에서 시진핑의 당 총서기 4연임이 결정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찮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현재 1위인 미국의 군사력 지출 비용이 2~10위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아, 당분간 중국의 군사적 도전은 불가능하고 중국의 군사비가 미국을 넘어서는 시점은 2050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CSIS를 비롯한 미국 싱크탱크들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은 주요 전함과 전투기를 대량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침공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정부 또한 2023년 3월 리창 총리의 보아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로서는 미국과 무력 충돌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저명한 국제정치학 교수는 최근 필자에게 1954년과 1958년의 제1·2차 대만해협 위기, 특히 제1차 위기 실패 후 마오쩌둥의 좌절이 “대만 점령 문제가 섣불리 추진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줬다고 언급했다. 당시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 언급한 다음 달, 중국의 협상 제의로 휴전이 이뤄져 위기가 일단락된 바 있다. 미국 핵우산 확장 정책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반론에도 ‘2027년 대만 침공설’은 미국 내에서 계속 힘을 얻고 있다. AI 등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전함 건조 능력에서 중국이 미국에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극초음속 미사일(마하 5~10의 DF17, 마하 25의 DF41)과 스텔스 전투기(J-20S)의 개발 및 실전 배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들은 항공모함을 바탕으로 한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기존 해상 패권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만 침공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미 국방 정책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에 전념하고, 북한 위협은 한국이 주된 책임을 떠맡으며, 주한 미군은 대만 유사시 유연하게 운용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전략 개념의 기본 전제는 대만과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심각한 안보 위기가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과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 미국과 우방국의 전력 분산에 효과적일 것이다. 북한이 한반도에서 제한적 무력도발 등으로 미 항모를 동해에 묶어둔 다음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이 매우 유리한 시나리오일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다음 두 가지 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주어야 한다. 첫째, 대만과 한반도에서의 동시 또는 순차적 위기 발생 시 주한 미군의 유연화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어야 한다. 둘째, 유사시 북한 핵 억제력 행사 방안을 구체화하고 이를 새로운 작전 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제임스 매티스는 지난 8월 필자가 대만과 한반도 동시 위기 발생 시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가능한지 묻자 “한국 측의 문제제기는 매우 정당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아직 진행 중인 한미 간 관세 협상에서 안보 관련 사항도 넣어 일괄 타결될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역사적인 한국 측 재정 기여에 걸맞은 이러한 핵심 안보 현안에 대한 미국의 성의 있는 가시적 조치 없이는 한국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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