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결정·검찰 내부문제 수사 ‘최초’…검찰개혁 동력 되나

법무부가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쿠팡 퇴직금 수사 불기소 외압 의혹’을 상설특검에 맡기기로 했다. ‘관봉권 의혹’은 내부 감찰에서 ‘은폐 지시’나 ‘고의’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외부에 칼을 맡기기로 했다. 쿠팡 퇴직금 수사 불기소 의혹 역시 검찰 내부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사진)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모두 검찰이 진실을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상설특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2014년 도입된 상설특검이 법무부 장관 결정으로 출범하는 건 처음이다. 검찰을 대상으로 한 특검 수사 역시 최초다.
최근 대검찰청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한국은행 관봉권 다발의 띠지와 스티커 분실 사건을 감찰한 결과, 당시 지검장이나 담당 검사 등의 고의나 지시가 없었다고 결론 내리고 이를 법무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검찰의 ‘꼬리 자르기’라는 외부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의혹은 되레 더 커졌다.
대검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지난 4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한 과정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도 감찰 중이었다. 문지석 부장검사가 이 의혹의 윗선으로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을 지목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폭로를 이어가면서 결국 특검 수사로 넘어가게 됐다.
정성호 장관 “검찰이 진실 왜곡 의혹…자체 감찰, 국민 신뢰 못 얻어”
‘제 식구 감싸기’ 의심 차단 의지·대통령 “대안 검토” 지시에도 영향
국회서 특검 추천, 최장 110일 활동…참여연대 “검 개혁 이유 증명”
이번 상설특검 결정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이 나오자 정 장관에게 “상설특검을 비롯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관봉권 관련 대검 감찰 결과가 알려진 지난 23일엔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불법을 덮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도 말했다. 정 장관은 대통령 지적이 나온 바로 다음날인 24일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해 발표했다.
관봉권 띠지 폐기·쿠팡 수사 외압 의혹은 1999년 특검제도가 도입된 이후 19번째 수사 대상이다. 검찰 내부를 대상으로 하는 첫 특검이기도 하다. 특검 수사 대상은 그간 정치·경제인 등을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 비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등이 다수였다.
이번 특검 수사 결과는 현재 국회 등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검찰 윗선의 외압이나 고의적 수사 부실이 입증되면 더불어민주당 등의 검찰개혁 주장에 큰 힘이 실릴 수 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두 사건 모두 무소불위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검찰개혁이 추진되는 이유를 검찰 스스로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상설특검을 통해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검찰이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후보자는 국회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다. 추천위는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국회가 추천한 4인(여야 2인씩)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는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로부터 3일 안에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상설특검팀은 최대 특검보 2명, 파견검사 5명, 파견공무원 30명, 특별수사관 30명으로 구성할 수 있다. 특검은 준비기간 20일, 기본 수사기간 60일에 대통령 승인을 받아 연장 30일 등 최장 110일 동안 활동하게 된다.
상설특검이 연내 출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첫 번째 상설특검이었던 ‘세월호 특검’은 여야 이견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 임명요구안이 통과된 이후 추천위 구성까지만 4개월이 넘게 걸렸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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