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팩, 종이 배출 아니에요… 일반 폐지와 재활용 공정 달라

송윤지 2025. 10. 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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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주민들 실생활서 활동 전개
지자체 차원 지원·제도 필요해

지난 2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종이 수거함에 우유팩 여러개가 놓여 있다. 2025.10.24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종이팩은 종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지난 24일 오전 9시께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박스, 폐지 등 종이류가 담긴 수거함 안에 우유팩과 멸균팩(내부가 알루미늄 코팅된 종이팩)이 눈에 띄었다. 빈 우유팩 안에는 먹다 남은 우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종이팩은 일반 종이와는 달리 플라스틱, 알루미늄, 폴리에틸렌 등의 재질로 구성된다. 이 때문에 일반 폐지와는 재활용 공정이 다르다. 인천시는 종이팩을 버릴 시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깨끗이 헹군 후 일반 폐지와 혼합되지 않게 배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분리수거장을 지나던 주민 김모(72)씨는 “우유나 음료수팩도 그냥 종이와 함께 버리곤 한다. 우유팩이 종이가 아닌 줄은 몰랐다”며 “아파트나 지자체에서 종이팩을 따로 버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 인천 지역사회 곳곳 ‘종이팩 분리배출 전도사’

효성고등학교 교사이자 영종도 주민인 정진화(42)씨는 학생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 급식에서 나온 종이팩을 직접 씻고 말린 후 종이팩 수거 업체 ‘한살림’에 보내고 있다.

정씨는 “종이팩을 모은 후에도 배출할 수 있는 별도의 배출함을 찾기가 어렵고, 행정복지센터에 종이팩을 건네도 받기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페트병처럼 공공기관이나 편의점 등 어디서든 편하게 종이팩을 분리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시민들의 참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 17명으로 구성된 인천고잔고등학교 학부모회도 올해 6월부터 종이팩 분리배출 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 내 종이팩 수거함을 마련하고 매주 인근 카페에서 종이팩을 수거해 온다. 현재 인천 남동구 내 카페 20곳이 종이팩 분리배출 활동에 협력하고 있다.

이형아(51) 인천고잔고 학부모회장은 “학부모회 어머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종이팩이 종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이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이 활동을 시작했다”며 “논현고잔행정복지센터에 수거한 종이팩 약 110㎏을 건네고, 보상으로 받은 롤 휴지 등을 경로당에 기부하며 환경 보호 이상의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 지자체 차원 분리배출 촉진 필요

지자체 차원의 종이팩 분리배출 홍보 강화와 수거함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인천녹색연합 주최로 열린 ‘종이팩 재활용 촉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종이팩은 고급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체계가 없어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 단위의 분리배출 실천을 넘어 지자체의 지원과 제도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경기 시흥시는 올해 6월 전국 최초로 ‘시흥시 종이팩 분리배출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 조례에는 시흥시 공공선별장 수거 품목에 ‘종이팩’을 추가해 지자체가 직접 분리배출된 종이팩을 수거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시흥시는 환경단체와 지자체, 수거 업체 등이 협력해 종이팩 분리배출을 위한 공공 거버넌스를 만들었다”며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분리배출의 편리성을 마련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공공수거 항목 지정이나 수거함 설치 등 종이팩 분리 배출 촉진과 관련된 사업은 각 기초지자체가 담당하는 영역으로 인천시가 수거함 확대 등을 지시하기는 어렵다”며 “지역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종이팩 분리배출 우수 사례를 수렴해 내년 자원순환사업 운영 계획서에 반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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