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년] 상. 축제 현장, 인파 관리는 여전히 없었다

김혜진 기자 2025. 10. 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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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사고 반복…시설 중심 행정 한계
미디어아트, 한때 사람 몰려 코드제로
경찰 통제 했지만 현장은 이미 혼잡
갯골축제·여르미오서 골절·찰과상

정부 매뉴얼 적용 제각각 실효성 낮아
동선 관리·이동 약자 안전 빠지기도
사고 없다면 계획 유지 '행정 관성' 문제
▲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전시된 추모 사진 전시 앞에서 유가족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3년. 정부는 안전 대비를 마쳤다고 하지만 지역 축제 현장은 여전히 위험하다. 정부 매뉴얼과 지방자치단체 점검은 여전히 서류에 머물고 인파 관리와 현장 대응은 미흡하다. 인천일보는 경기지역 축제에서 반복되는 사고 원인을 살펴보고 안전계획서를 통해 드러난 시설물 중심 행정의 한계를 상·하 두 편에 걸쳐 짚어본다.

▲안전 점검은 끝났지만 사고는 반복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수원화성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행사에서는 추석 연휴인 지난 8일 인파가 몰리자 "이태원 참사처럼 사고가 날 것 같다"는 112에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코드제로'를 발령했다. 신고 직후 도로 통제와 차량 우회가 이뤄졌지만 이미 현장은 혼잡이 심화된 뒤였다.

수원시가 행사 전날 실시한 안전점검 결과를 보면 점검은 전기 배선, 무대 구조물, 소화기 비치 등 시설물 안전에 집중돼 있었다. 인파 관리 항목은 안전요원 배치 수준에 그쳤고 동선 분산이나 긴급상황 대응 절차는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참사 이후 마련된 정부 매뉴얼에도 불구하고 점검은 여전히 서류상 절차에 그쳤다.

지난달 27일 시흥시 '갯골축제'에서는 행사 담당 공무원이 운행하던 전기카트가 40대 관람객과 부딪쳐 다리에 골절상을 입혔다. 사고 지점은 평소 공원 관리용 차량이 다니던 구간이었지만 축제 기간 인파가 몰리며 동선이 겹쳐 사각지대가 발생한 셈이다. 해당 구간은 안전심의 대상이었지만 전기카트 운행은 별도 점검 항목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지난 8월15일 안산시 '안산서머페스타 물축제 여르미오' 무대에서는 20대 공연자가 고압 워터건에 맞아 얼굴에 40㎝가 넘는 찰과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안전교육이나 리허설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 용역업체 관계자 등을 고소했다. 주최 측은 "우발적 사고였다"고 해명했지만 문제의 워터건은 공연용으로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 장비로 알려졌다.

▲매뉴얼은 이미 마련…현장은 여전히 공백

정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 다중이용시설 위기상황 매뉴얼, 다중운집 위기관리 매뉴얼 등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배포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자체마다 해석과 적용이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연형 축제의 경우 인파 관리는 대체로 입장과 퇴장 시간대에만 집중한다"며 "행사 중간에는 경찰이나 진행요원이 알아서 통제하고 주변이 밀집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인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다산인권센터 이경엽 상임활동가는 "행안부 매뉴얼에는 인파 밀집 구간 통제나 LED 안내판 설치 등 구체적인 대응 방식이 담겨 있지만 지자체마다 해석과 적용 수준이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의 안전 점검은 여전히 시설물 중심이고 무대 구조물이나 전기 배선 등은 꼼꼼히 확인하지만 인파 동선 관리나 이동약자 안전 확보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사고가 없으면 기존 계획이 그대로 유지되는 행정 관성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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