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랠리·넘치는 증시자금·정책 모멘텀…이유있는 ‘4천피 시대’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7/mk/20251027083147841ayyi.png)
매일경제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 풍부한 유동성, 현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모멘텀이 서로 밀고 끌며 내년까지 코스피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까지 올라섰다. 두 종목이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전망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29일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24조7000억원, 영업이익 11조5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어설 거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는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전 세계 증시에서 반도체 중심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 역시 한동안 상승 지속을 예견하는 이유다.
박세중 키움투자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이익 개선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반도체 업종 랠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도 코스피 상승을 낙관하는 근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57조원 수준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섰다. 2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80조1684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이란 증권·파생상품 거래를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긴 일종의 증시 대기 자금이다.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도 거세다.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보유액은 1125조원(비중 34.7%)으로, 지난해 말(632조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 24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7조845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14조2110억원)의 배에 근접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다음달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이 유동성 팽창 국면에 진입했다”며 “유동성과 반도체 사이클의 강력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로 인한 주식시장 풍선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1본부장도 “금리 인하와 증시예탁금 유입 등으로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이 커질 경우 내년부터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들어가 있는 은행·보험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형성되고 있으며, 그것이 내년 코스피 우상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직 증시를 부양할 정책 재료가 남아 있다는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진호 CIO도 “반도체 랠리와 정부 정책 모멘텀이 모두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제민 인테그랄투자자문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6월 3일)를 앞두고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주식투자운용본부장 역시 “주주환원책이 지속되는 것을 가정하면 이익 성장에 맞는 주가 상승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 낙관론만 팽배한 것은 아니다.
‘반도체 슈퍼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수록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게 현실이다. 또 과잉 유동성이 지속되면 통화 정책도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될 수 있다. 여기에 시장 상승 국면에 한 번씩 찬물을 끼얹던 ‘트럼프 리스크’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AI에서 비롯된 반도체 사이클의 피크아웃(하락 전환) 여부에 코스피의 운명이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요 감소보다는 미국·중국 간 관세전쟁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가 거품론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정학적 위기 확대와 미국 중심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 리스크”라고 말했다. 조상현 본부장도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 유동성 축소 가능성과 관련해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통화 정책이 둘 다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특히 미국 통화 정책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만 놓고 봤을 때는 부동산 가격이 변수다. 집값 급등은 한은의 금리 결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지난주 금리 동결 때도 한은은 집값 상승을 이유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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