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설특검, 관봉권·쿠팡 사건 철저 규명하고 엄벌해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했다. 상설특검법은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상설특검이 가동되는 건 2014년 제도 도입 이래 두 번째다.
두 건 모두 국민적 의혹이 크고 검찰 내부 비리 의혹이라는 점에서 상설특검 수사 당위성이 충분하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에서 5000만원어치 관봉권을 포함해 1억6500만원의 현금을 압수한 뒤 이 돈다발의 검수 날짜, 담당자 등이 적힌 띠지·스티커를 폐기했다. 자금 출처를 추적하는 단서가 될 수 있는 증거를 없애버린 것이다. 남부지검 수사관들은 국회에 나와 현금 계수 과정에서 띠지를 폐기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금액이 적힌 관봉을 뜯어서 계수한 것도, 띠지를 없애버린 것도, 증거물 원형을 훼손한 것도 비상식적이다. 더구나 전씨는 김건희씨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실무자 과실’이라는 대검 감찰 결과에도 불구하고 고의 증거인멸 의혹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은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의 폭로로 얼개가 드러난 터다. 문 검사는 국회에 나와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가 쿠팡을 불기소 처분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쿠팡 압수수색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고, 핵심 압수수색 결과가 누락된 채 대검에 보고돼 불기소 처분이 났으며, 김 차장검사와 쿠팡 변호인 측 유착 의혹도 있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수사·기소 농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으로 불똥이 튀었다. 최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엄 지청장은 지난 5월29일 문 검사에게 “그때 법무부·대검에서 얼마나 난리 치는지 그거 다 알지 않느냐. 그때 박성재 장관이 부천지청장 잘못 보냈다고 검찰국장한테 쌍욕하고 그랬다”고 했다. 홍 전 수석 관련 수사 때 자신이 법무부·대검의 외압을 막아내고 수사팀을 지원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상설특검은 이 의혹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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