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일 연쇄 정상회담···이 대통령 외교력 시험대

이보라 기자 2025. 10. 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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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중국·일본 정상 등과 잇따라 회담하는 ‘정상외교 슈퍼위크’가 26일 시작됐다. 최대 현안인 관세 협상이 논의될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11년 만에 방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회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의 첫 회담까지 이 대통령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위크는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도착하며 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다자 외교 무대에 서는 건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이날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하고, 27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 대응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각각 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귀국한다.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재확인하고 아세안과 한·중·일의 다층적인 지역 협력을 견인하는 게 목표다.

수퍼위크 본 무대는 오는 31일~다음달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다. APEC 정상회의가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후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건 20년 만이다. 한·미·중·일 등 21개 회원국 정상 등이 한국을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국빈 방문 형식으로 방한한다. 다카이치 총리도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APEC 정상회의에 대해 “새 시대의 변화에 맞는 협력 모듈을 만들어내고 알리는 과정에서 우리의 지도적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양자 협상을 잘해 국익을 최대한 도모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첫 일정으로 오는 29일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 특별연사로 나선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두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뒤 약 2개월 만이다.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한·미 관세 협상과 함께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펀드 구성, 국방비 증액·원자력 협정 개정 등 안보 협상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에는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 조율 중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세 차례 회담하는 등 한·일 관계 구축에 힘썼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와도 이 같은 협력 관계를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위 실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관계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중요도를 인식하고 계신다고 한다”며 “두 정상께서 첫 관계를 잘 수립하시면 한·일 간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포함해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여러 참가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을 할 계획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관세, 희토류·대두·반도체·소프트웨어 수출입 통제, 양안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의 정상회담은 APEC 정상회의 후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희토류 등 공급망과 관련한 여러 제약에 대해 한·중 간 협의할 공간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일에는 시 주석과의 첫 한·중 정상회담을 한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경제협력 확대, 양국 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미·중 대립이 심해지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견인하고, 경제 등 실질적 협력의 영역에서 운신할 공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2일에는 로렌스 윙 싱가포르 총리과 회담한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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