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주, APEC로 ‘세계 속의 지역’ 도약
“APEC 이후 외교·산업·관광 삼각축으로 지속 성장 기반 다질 것”

경주와 경북이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이번주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의 개최이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세계 정상들을 맞는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번 행사를 단순한 국제회의가 아닌 지역의 위상 전환과 글로벌 도약의 발판으로 보고 있다.
경주는 오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첨단산업의 접점을 갖춘 도시로서 이번 회의의 주제인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혁신·번영'의 상징적 무대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는 과거의 문화유산과 미래의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라며 "이번 APEC을 통해 경주가 전통과 첨단이 만나는 국제회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이번 행사를 지역 외교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이미 경북도와 경북경찰청, 도의회, 경주시, 지역 상공회의소 등은 숙박, 교통, 문화, 안전 분야에 충력을 기울여 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은 경북이 세계로 나아가는 절호의 기회"라며 "행사 이후에도 세계 각국과의 경제·문화 교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지역 산업 전환의 촉매로 전망하고 있다. 포항의 2차전지, 구미의 전자·반도체, 경주의 원자력 등은 각각 AI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며 새로운 성장 축을 형성할 수 있다.
이번 APEC 회의에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표단, 주요 다국적 투자자들이 경주를 방문한다. 도는 이 기회를 통해 '산업 외교의 장'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이미 '포스트 APEC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을 동북아 첨단기술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는 APEC CEO 서밋을 계기로 SK,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경주는 이번 APEC을 계기로 문화관광 중심지를 넘어 국제회의 도시로 도약을 시도한다. 경북도는 'APEC'을 기념하는 APEC 기념관, 국제포럼, 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 등을 병행 추진 한다는 계획다. 보문단지 일대는 회의 참가자 및 외신을 위한 숙박시설 리모델링과 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했으며 주요 관광지에는 스마트 안내시스템이 시범 도입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APEC 회의는 짧지만 이를 통해 경주가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기간 동안 불국사 야간개장, 월정교 미디어쇼 등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그러나 화려한 국제행사 뒤에 남는 과제도 적지 않다. 숙박 부족, 교통 혼잡, 외국인 안내 인력의 한계 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일시적 소비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회의 이후에도 지역 기업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적 변화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세계가 경주를 주목할 때 지역 기업과 청년이 실제로 참여할 통로가 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북과 경주는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지속 가능한 세계도시'로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경북도는 'APEC 유산(레거시) 프로젝트'를 추진해 회의장 인근에 청년창업단지, 디지털홍보관 등의 조성에도 힘을 써야 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은 경북이 세계 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첫 무대이자 새로운 출발선"이라며 "이번 회의가 끝나도 외교·산업·관광의 삼각축이 끊임없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년고도의 유산 위에 미래 산업과 국제 네트워크가 겹쳐지는 순간 경주와 경북은 더 이상 지방의 도시가 아니다. APEC 이후의 경북은 아시아태평양의 중심을 향한 '세계 속의 지역'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