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 '눈가리고 아웅' 행정 버려야

인천일보 2025. 10.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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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들이 여태 몰랐던 인천시의 '눈가리고 아웅'식 행정이 비판받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 국감에서 나온 지적이다. 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기념 행사에는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 당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 추모 행사비 지출에는 인색하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2023∼ 2025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쓴 돈은 60억 원. 교향악단 공연(6억4000만 원), 창작 뮤지컬 제작·공연(3억 원)에 거액을 아낌없이 지출했다.

반면, 인천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데 쓴 예산은 3년간 고작 2500여만 원에 불과했다. 인천상륙작전에 앞선 미군의 폭격으로 당시 월미도 원주민 100여 명이 사망했다.

시의 각종 축제와 행사가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명분은 있다. 그러나 화려한 불꽃과 조명 뒤에는 복지·주거·생활 지원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숨어 있다.

인천시의 축제·행사 관련 예산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2년 148억 원, 2023년 187억 원, 2024년 183억 원, 올해 현재 204억 원이다. 지역 언론사들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 지원 예산을 빼고도 씀씀이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인천시 본예산 기준 지역축제 및 문화행사 예산은 2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복지 및 주민 생활 지원 분야는 인천시 전체 예산의 30%대를 차지하지만, 지난해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화려한 불빛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복지에는 쩨쩨한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이다.

코로나19 이후 고물가·고금리로 생활이 팍팍해진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회성 불꽃축제가 아닌 장기적 복지 안전망이다. 축제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시민 화합의 장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시민 복지는 소홀히 한 채 축제에 매몰된 행정은 결국 시민의 신뢰를 잃는다.

이제는 축제예산의 일정 비율을 주민 생활 지원 분야로 환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행사 성과 평가를 시민 중심의 지표로 전환해야 한다. 겉치레 행정을 버리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줄 때 정치와 행정 모두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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