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F1, 인천, 그리고 송도국제도시

박민협 2025. 10. 26. 16: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박민협 연수구의회 운영위원장

'F1 더 무비'가 500만 관객을 돌파하였다. 이제 레이싱은 단순한 이국적 풍경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싶은 문화적 코드가 되었다. 영화가 남긴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F1을 다시 유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현재 인천시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포함한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F1 유치를 검토 중이다. 독일 틸케 컨소시엄이 기본 구상 용역을 맡았고, 2027년 개최를 목표로 도심 서킷 방식을 준비 중이다. 이미 싱가포르와 모나코가 도심 서킷을 통해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킨 바 있다. 국내 수요도 충분하다. 지난 12일 용인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F1 쇼런에는 수만명의 관람객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실감했다.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팀의 토토 볼프 수석도 최근 인터뷰에서 "강력한 SNS 연결성을 가진 대한민국에 F1이 돌아올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송도가 국제도시 인프라와 결합해 대회를 유치한다면, 효과는 더 크고 지속적일 것이다. 인천이 재외동포청 유치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만큼, F1도 그 과정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영암 코리아 그랑프리 실패는 여전히 뼈아픈 교훈이다. 대규모 재정 부담과 법적 지원 부재, 수요 예측 실패가 발목을 잡았다. 송도 유치에도 F1 라이선스 비용, 운영비, 교통 통제, 소음 문제 등 현실적 과제가 뒤따른다. 실제로 시의회에서도 경제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예산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국제경기대회지원법에 F1이 포함되지 않아 국비 확보의 법적 근거가 불투명한 점도 과제로 꼽힌다. 시민 수용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교통 통제나 소음 등 일상적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사전 협의와 피해 최소화 방안이 필요하다. 경제 효과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구조다. 일회성 흥행이 아니라 대회 이후에도 남는 인프라와 도시 자산이 있어야 한다. 과거의 실패와 제도적 한계를 돌아보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은 절대 가볍지 않다.

브랜드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에 F1은 송도를 국제도시로 도약시키는 강력한 촉매가 될 수 있다. 해외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싱가포르는 2008년 F1 그랑프리 도입 이후 약 15억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며 관광·MICE 산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라스베이거스 역시 2023년 F1 그랑프리를 계기로 약 8000만 달러 규모 도로 재포장과 보행 인프라를 개선했다. 투자가 곧 도시 재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아일톤 세나는 "틈새가 존재할 때 파고들지 않는다면, 당신은 더 이상 레이싱 드라이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빈틈이 보이면 도전해야 하는 것이 드라이버 본능이다. 인천·송도의 F1 유치도 마찬가지다. 지금 보이는 가능성의 틈새를 포기하지 않는 선택이야말로 도시의 진정한 전진을 이끌 것이다.

/박민협 연수구의회 운영위원장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