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한테 금배지 넘겨 받은 의원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열린우리당이란 정당이 있었다.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다. 노무현정부 첫 해인 2003년 11월 친노(親盧·친노무현) 성향 정치인들끼리 뭉쳐 만들었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7년 8월 “범(汎)민주 진영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과 합쳐지며 4년 남짓 존속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의 이재명 대통령이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뛰어든 점에서 보듯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이 대통령은 올해 4월 민주당의 21대 대선 후보로 뽑힌 직후 수락 연설에서 자신이 ‘20년 민주당원’임을 강조했다. 여기서 20년이라는 기간은 바로 열린우리당 당원이 된 시점부터 계산한 것이다.

정동윤 후보는 누구인가. 그는 제5공화국 시절 여당인 민주정의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1985년 12대 총선 당시 민정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당선권에 들지는 못했다. 그런데 1987년 12월 대선에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승리하며 천운(天運)이 찾아왔다.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던 노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하자 전국구 순번에 따라 정 후보가 이를 승계한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한테 금배지를 넘겨 받은 그는 여세를 몰아 1988년 13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고향인 영천에 당당히 지역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나 여의도와 정 의원의 인연은 딱 여기까지였다. 1990년대 들어 그는 여러 차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보수에서 진보로 아예 진영을 바꿔 도전한 2000년 총선(새천년민주당) 그리고 위에 소개한 2005년 재보선(열린우리당) 결과도 씁쓸하기만 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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