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윤덕주배] 엘리트·클럽 벽 허물었다…'챌린저부' 향한 시선은?

통영/송현일 2025. 10. 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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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통영/송현일 기자] 기름과 물.


서로 섞이지 않을 것 같던 엘리트와 클럽 사이 벽이 허물어졌다.

25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한 '윤덕주배 제37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 챌린저부'에서는 그간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됐다.

엘리트 학교와 클럽 팀이 한데 모여, 하나의 우승컵을 놓고 경쟁한 것.

올 초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최근 한국초등농구연맹(초등연맹)이 '챌린저부'를 도입하며 생긴 변화다.

챌린저부는 클럽 팀만 참가하던 기존 클럽부에 엘리트 학교 참가를 허용, 이 부문을 확대한 것이다.

이전까지 엘리트부-클럽부로 양원화돼 진행되던 초등연맹 주관 대회 중 일부는 앞으로 엘리트부-챌린저부로 운영된다.

챌린저부가 처음 시작된 것은 8월 강원 양구에서 열린 '2025 전국 유소년 HARMONY CHAMPIONSHIP & CHALLENGER 양구대회'부터다.

이번 윤덕주배가 두 번째로, 이 역시 현재 엘리트부와 챌린저부로 나뉘어 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챌린저부 도입 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부 엘리트 학교에 2군 개념이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1군은 엘리트부, 2군은 챌린저부로 참가하는 식이다.

실제 상주상영초 등 일부 학교는 이번 대회 엘리트부와 챌린저부에 모두 나선다.

2군은 대개 평소 경기 출전 횟수가 적은 저학년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데, 챌린저부를 통해 마음껏 코트를 누비게 됐다.

초등연맹이 의도한 바가 바로 이것이다.

이병재 초등연맹 부회장은 "일부 엘리트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고도 몇 경기 못 뛰고 돌아가는 게 안타까웠다. 특히 이전까지 저학년 선수들은 주로 벤치에서 선배들을 응원하는 역할이었다. 천천히 대회장 분위기를 익히는 것도 좋지만, 부모라면 자기 자식 뛰는 모습이 더 보고 싶지 않겠나"고 웃으며 말했다.

단순히 '부모 마음'에서 나온 시스템은 아니다.

현재 농구를 포함한 야구, 축구, 배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 4대 종목 모두 선수 풀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출산 등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

'기왕이면 있는 풀이라도 잘 지키자'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챌린저부다.

엘리트 선수들이 저학년 때부터 실전 경험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클럽 선수들에게도 엘리트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맞붙을 기회를 줌으로써, 그중 재능 있는 일부의 '엘리트 전환'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엘리트 팀을 둔 학교에서는 챌린저부 도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일선 현장에서는 챌린저부 신설에 대한 긍정적 시선이 많았다.

한 초등학교 농구부 코치는 "선수는 결국 경기를 뛰어야 실력이 는다. 그런 점에서는 (챌린저부 도입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2군을 운영하는 데 있어 예산 등 현실적 과제도 있겠지만, 일단 취지 자체는 다들 좋게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모두가 챌린저부 도입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기존 클럽 팀들의 경우, "엘리트 학교 참가로 우승 경쟁이 더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지배적.

이에 관해 한 클럽 팀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클럽 입장에서 챌린저부 도입을 굳이 반길 이유는 없다. 클럽 팀들도 결국은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참가하는 엘리트 학교 수가 늘다 보면 나중에는 결국 챌린저부라고 해도 대회가 엘리트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섭섭함을 느끼는 클럽이 분명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의 말마따나, 클럽 팀들이 엘리트 학교 참가를 '굳이' 반길 이유는 없다.

다만 그는 "클럽 지도자들도 대부분 엘리트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연맹 취지 자체는 많이들 공감하고 있다. 가끔 엘리트 팀과 대결하는 건 클럽 선수들에게도 동기 부여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며 "앞으로 모든 대회가 아닌, 일부 대회에만 챌린저부를 두는 식으로 운영하면 클럽과 엘리트 모두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귀띔했다.

#사진_통영/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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