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역대급 불장’…한미·미중 정상회담 ‘사천피’ 분수령

김회승 기자 2025. 10. 26. 1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거래대금 4년내 최대…외국인 시총 1천조 돌파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코스피 4000’을 눈앞에 둔 역대급 불장이 이어지면서 이달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4년여 만에 최대치로 늘었다. 외국인투자자 보유 시가총액은 1천조원을 돌파했고, 코스피 상승률을 좇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개인들이 몰렸다.

26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530억원이다. 이는 월별 기준 지난 2021년 6월 일평균 거래대금(16조9480억원) 이후 4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달(11조5540억원) 대비로는 5조990억원(44%) 급증했다. 소형 종목 중심의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율(13.9%)의 두 배를 웃돌았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대부분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쏠렸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와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로 매수세가 몰렸다. 두 종목의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5990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28%를 차지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은 사상 처음 1천조원을 돌파했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전반적인 활황이지만, 특히 코스피 시장과 소수 대형주에 매우 강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했다. 연합인포맥스 집계를 보면, 최근 1주일(20∼24일)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이티에프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코덱스(KODEX) 200’으로 모두 1610억원을 사들였다. 마찬가지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타이거(TIGER) 200’도 개인 순매수 상위 5위(580억원 순매수)에 올랐다. 직전 1주일(지난 13∼17일) 간 개인 순매수가 가장 큰 이티에프는 미국 대형주 지수를 좇는 ‘타이거 미국에스앤피(S&P)500’이었다. 코스피가 2.5% 급등한 직전 거래일(24일) 개인들은 2조원 넘게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지만, 기관투자자 매매(금융투자)로 잡히는 코스피 지수 추종 이티에프 종목들엔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티에프의 순자산 총합(23일 기준)은 266조2630억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지난 6월 순자산 총합이 200조원을 돌파한 뒤 이달 초 25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투자자의 ‘바이(buy) 코리아’도 거세다.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3243조원) 중 외국인투자자의 보유액은 1125조원, 보유 비중은 34.71%에 이른다. 지난해 연말 632조원에서 10개월 새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당시 코스피 시가총액은 1963조원, 외국인 보유 비중은 32.21%였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 시가총액은 425조원 늘어났다.

외국인 매수세 역시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보유액이 각각 305조원, 204조원, 보유 비중은 각각 52.22%, 54.99%에 이른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인공지능 산업 확장 모멘텀(흐름이 이어지는 힘), 레거시(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급등,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 등의 호재성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는 대내외적으로 증시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29일)과 미-중 정상회담(30일) 결과에 따라 대미 관세 및 투자 협상과 미-중 무역 갈등이 분수령을 맞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29일·현지시각)과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애플·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집중돼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연준의 유동성, 무역 협상, 인공지능 산업 관련 기대감을 모두 선반영하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이 11.5배까지 상승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