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살롱] 젠더 불평등 가속하는 기후 위기 시대…'좋은 삶' 살아가려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일보 기자들이 직접 여러 사회 문제와 주변의 이야기를 젠더적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젠더 불평등을 비롯한 여러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 노인, 장애인, 빈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는 기후 위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후 위기를 젠더 관점에서 조망하며 서로와 자연에 대한 돌봄을 중심에 놓는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순환하는 속도에 맞추는 삶의 형태
편집자주
한국일보 기자들이 직접 여러 사회 문제와 주변의 이야기를 젠더적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젠더, 공간, 권력' 등을 쓴 안숙영 계명대 여성학과 교수의 글도 기고로 함께 합니다.

가을이 한창인 10월 중순이다. 그럼에도 가을을 상징하는 높고 청명한 하늘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장마 같은 비에 이어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초겨울 같은 추위가 찾아와서다. 코트나 패딩을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출근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가을의 실종이나 삭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을은 사라지고 겨울 같은 가을이 찾아온 가운데, 기후 위기의 일상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
사라져 버린 가을, 기후 위기의 일상화
비단 가을만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니다. 봄도 마찬가지다. 여름 같은 봄이 다반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이제는 사계절이 아니라 여름, 겨울 두 개의 계절만 존재하는 것 같다. 봄과 가을의 완충 역할도 줄어들고 있다. 폭염(暴炎)과 폭우(暴雨)와 폭한(暴寒)이 이어져,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는 스산한 계절이다.
젠더 불평등을 비롯한 여러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 노인, 장애인, 빈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는 기후 위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후 위기를 젠더 관점에서 조망하며 서로와 자연에 대한 돌봄을 중심에 놓는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나 한국의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일', 즉 한국의 자원 소비량이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하는 시점이 올해의 경우는 이미 4월 9일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환을 향한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자연의 순환에 따른 삶의 순환만이 대안

잘 알려져 있듯이, 기후 위기의 중요한 원인은 인간 활동 증가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증가다. '인류세'라는 시대 진단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간 활동이 지구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며 인류가 지구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성장 강박, 성장 중독, 성장 독재라고도 불리는 경제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즉 자연의 순환에 따른 삶의 순환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더 많이' '더 빨리'에 기반한 삶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에 기반한 삶을 살았던 한 화가의 그림들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미국의 국민 화가로 불리는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1860~1961)의 그림들이다. 본명이 안네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Anna Mary Robertson Moses)인 그녀는 사계절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에 따라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자급하며 살아가는 삶을 만들어 나갔고, 이러한 삶의 모습을 자신의 화폭으로 옮겼다.
미술 교육인이자 아트 컬렉터인 이소영의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2022)에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까지 활동한 그녀의 삶과 그림들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언어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힘이 있다. 현재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 더 많이 갖지 않아도 이대로 괜찮다는 절제의 미학이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 온기가 필요한 계절에는 이웃과 둘러앉아 온기를 나누는 삶을 영위했던 그녀는 삶의 마지막에서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우리 모두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계절이면 좋겠다.
안숙영 계명대 여성학과 교수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판문점? 제3의 장소?... APEC 계기 트럼프·김정은 '깜짝 회동' 현실화하나 | 한국일보
- 장동혁 "내 주택 6채, 李대통령의 분당 1채와 바꿀 수 있다" | 한국일보
- 尹 부부, '통제구역' 명성황후 침전에도 단둘이 10분 머물렀다 | 한국일보
- 후배 배우가 전한 이순재 건강 상태… 정동환 "좋지 못한 상태" | 한국일보
- "전생에 아빠와 연인" 가스라이팅한 무당 이모…조카 숯불 살인의 전말 | 한국일보
- "고급 아파트서 떵떵? 사실 아냐"... 미스김, 부모님 루머 직접 해명 | 한국일보
- 두 살 딸 지키려다… 중학생 운전 전동킥보드에 치인 엄마, 일주일 넘게 중태 | 한국일보
- 러닝 열풍의 명암… 건강해지려다 무릎이 먼저 ‘SOS’ | 한국일보
- [단독] 8세 아이에 "확 때려야" 폭언한 교사… '아동학대 송치'에도 수업 중 | 한국일보
- [단독] "이번 주도 '장' 팔겠단 한국인 4명 왔다"… 대대적 단속 비웃는 캄보디아 조직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