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보완수사요구, 대부분이 ‘경찰에 떠넘기기’?···“사건 지연돼 피해자 고통”
검찰서 관리하는 ‘추가보완’은 지난해 349건 불과
“검찰개혁 국면서 ‘보완수사권’ 요구하는 건 모순”

검찰이 경찰 수사에 보완을 요구할 때 주체적으로 사건을 관리하는 ‘추가 보완’보다는 경찰에 사건을 완전히 돌려보내는 ‘보완수사요구 결정’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찰로 돌아오는 사건이 많아져 사건처리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다. 검·경의 ‘핑퐁게임’으로 사건 피해자들의 고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법무부에서 확보한 자료를 보면, 검찰이 경찰에 사건을 완전히 돌려보내는 식의 ‘보완수사요구 결정’은 2021년 9만5501건, 2022년 9만175건, 2023년 8만6516건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8만9536건으로 반등했다. 반면 ‘추가보완’은 2021년 913건, 2022년 697건, 2023년 443건 등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349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사건 수사의 무게중심은 경찰로 상당 부분 이동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데, 직접 사건을 관리하며 보완하기보다는 아예 사건을 경찰에 돌려보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보완수사요구 결정’은 ‘추가보완’과 달리 보완수사의 이행기간을 정하지 않고 사건을 넘겨 처리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검찰은 사건의 성격, 시급성, 경찰수사의 완결성 등을 고려한 뒤 경찰로 완전히 보낼지, 검찰이 사건을 들고 추가보완을 할지 정한다고 설명한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경향신문 서면 질의에 “보완수사요구 처분 시 검찰의 수사를 종결하고 경찰로 수사주체가 다시 변경된다는 점에서 결정 처분이 원칙”이라며 “다만 구속사건이나 시효가 임박한 긴급한 사건 등에 예외적으로 추가보완 처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성격·시급성·완결성에 따라 처분을 정한다는 규정은 없다. 이 시급성과 성격을 판단하는 기준도 없다. 또 경찰로 수사주체가 변경되는 것은 결정 처분을 해서 생긴 효과다.
결정 처분이 많은 이유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권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먼저 꼽히는데 검찰이 사건 적체를 막기 위해 경찰에 사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검사로서는 결정으로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보유 사건을 줄여 부담을 덜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며 “반면 추가보완은 기본적으로 검사가 사건을 유지하면서 공소제기에 필요한 부분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과 부담이 생긴다”고 말했다.
보완수사요구 결정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상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그동안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도 추가보완 등을 통해 책임 있게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는데, 최근 검찰개혁 국면에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됐다”고 말했다.
형사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백재승 변호사(법률사무소 대명Law)는 “보완수사요구 결정이 체감상 많은데, 고소인들이 1년씩 사건처리 결과를 받지 못 하는 일도 많아졌다”며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사건처리가 지연되면 피해자들은 사건에 계속 매달리게 돼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속 고통받게 된다”고 말했다.
박은정 의원은 “검찰이 수사기관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보완수사권 등 수사권 존치만을 주장하는 것은 권한만 유지하겠다는 독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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