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X들 때려잡아야”…尹 체포 앞둔 경호처의 대화 [피고인 윤석열]㉗

"피고인으로 칭하겠습니다." (1차 공판기일, 검찰 공소사실 발표)
검찰총장, 그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들었던 말입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대통령에서 파면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을 따라가 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총 한 번만 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총 갖고 뭐 했냐'며 경호관을 질책했다….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앞두고 나왔다는 말들, 변호인단은 증인들이 직접 들은 게 아닌 '전해 들은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이 체포를 앞두고 '경찰보다 경호관이 총을 더 잘 쏘지 않냐'고 말하는걸 '직접' 들었단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한)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4차 공판에는 이광우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전 경호처 간부 "尹, '경찰보다 경호관이 총 잘 쏘지 않나?' 말해"
이 전 본부장은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 함께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적극적으로 막은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공수처의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지난 1월 11일, 윤 전 대통령은 관저 내 식당에서 경호처 간부들과 오찬을 했습니다.
이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여기서 '총'을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경찰관들은 '1인 1총'이 아니고 경호관은 '1인 1총'이니, 경찰관보다 (경호관이) 잘 쏘지 않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어 "자네들이 총을 갖고 있는 것만 봐도 그들이 두려워하고 위화감을 느끼지 않겠냐"고 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이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쏘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하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수처가 체포를 시도하면 무력을 쓰라고 한 적 없지 않느냐", "총으로 쏴버리면 안 되냐고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질문에 모두 "네"라고 답했습니다.
■"尹, 영장 불법이라 기각될 거라 말하기도"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영장이 모두 기각될 거라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오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불법이라 기각될 것이다'라고 말했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이 전 본부장은 "그건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같은 질문에도 "(체포 영장이) 불법이란 이야기는 들은 것 같다"며 "위법성이 있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체포가 불법이란 대통령의 말에도, 이 전 본부장은 체포를 막으면 수사 대상이 될 거라는 걸 "직감했다"고 말했습니다. 경호처 직원으로부터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건 특수공무집행방해'라는 보고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체포를 막아선 이유로는 '상명하복' 문화를 들었습니다.
그는 "경호실 직원들은 상명하복에 의해 생활했고, 경호처 생활만 30년 하고 있는데 한 번도 상관, 지휘관 명령에 거역하는 일을 안 해봤다"며 "처장님께서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이고, 처장님 방식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설명과 들어맞는 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본부장은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김성훈 전 차장에게 "미친놈들이 오면 때려잡아야죠"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의도가 있었던 거냐"는 특검 측 질문에 이 전 본부장은 "그렇지 않다"며 "지휘부가 그런 의지를 보이니까, 그런 답변을 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저놈들 우리가 때려잡아야 한다'는 말은 김 전 차장이 이 전 본부장 앞에서 쏟아낸 발언 중 하나였습니다.
[연관 기사]“총 갖고 뭐하냐” 김건희 한마디에 경호처의 반응은 [피고인 윤석열]㉖ | KBS 뉴스(202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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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다시 선포하면 돼'·'문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증언도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재차 계엄을 선포하려고 했다는 증언이 또 한 번 나왔습니다.
박성하 방첩사 기획조정실장(대령)은 지난 재판에 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자신이 목격한 비화폰 단체 대화방 내용을 상세히 증언했습니다.
[연관 기사]“부정선거? 정신차리시라”…尹 ‘2차계엄’ 이렇게 끝났다 [피고인 윤석열]㉔(2025. 10. 06)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75340

박 대령은 "'대통령이 들어오십니다' 다음에, '소리치시면서 의원들부터 잡으라고 했잖아요', '김용현 장관께서 인원이 부족했다', '대통령께서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해제됐더라도 새벽에 다시 하면 된다' 이 정도로 (메시지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문장 하나하나마다 'V'나 '대통령 말씀'이라고 올라온 것이냐","몇 초 간격으로 올라온 것이냐", "메시지를 볼 때 어디서 뭘 했냐" 캐물었습니다.
박 대령은 "(주체가) 대통령이라 쓰여 있었는지, 'V'라 쓰여 있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통령이라고 인식하고 읽었다"고 답했습니다.
비상계엄 당시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이 복명복창하며 "대통령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들어가란 말씀이십니까?"라고 말했단 증언도 나왔습니다.
당시 이 전 여단장과 함께 국회로 향했던 김웅희 중사는 증인으로 출석해 "명확하게 기억이 난다"며 "주변에 시민들이 많은데 (여단장이) 복명복창을 크게 해서 시민들이 들을까 봐 놀란 기억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 전 여단장은 이 재판 증인으로 나와 "곽 전 사령관이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래'라고 하고 2, 3초 뜸을 들이더니 '전기라도 끊을 수 없냐'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연관 기사] “민주주의 지켜야 해” 국회 모인 시민들…그 모습에 정신 번쩍 든 특전사 지휘관 [피고인 윤석열]⑨ (202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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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은 16번 연속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잦은 재판 일정으로 굶거나 식사를 못 하는 경우가 반복되는데, 혈당이 급변하면 망막을 불안정하게 하고 실명의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 재판에 불출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향후 주요 증인신문이 있는 경우 건강상 문제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재판정에 나와 재판에 참석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이 '핵심 증인'이라며 먼저 신문하기를 희망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오는 30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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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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