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연금 계좌선 ‘거품 낀’ 국내 金 ETF만 사야 한다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보다 비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빈번해 국내 금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은행 퇴직연금 계좌(DC·IRP)에서 금에 투자하려면 국내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퇴직연금 계좌에서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국내 금 ETF만 취급… “투자자 선택 제한” 지적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보다 비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빈번해 국내 금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은행 퇴직연금 계좌(DC·IRP)에서 금에 투자하려면 국내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중 국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담을 수 있는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퇴직연금 계좌에서 제공하는 금 투자 상품이 턱없이 부족해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금 ETF 상품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만 취급하고 있다. 이 ETF는 국내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국내 금값이 국제 금값보다 비싸 괴리가 발생하는 ‘김치 프리미엄’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퇴직연금 계좌에서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해당 계좌에서는 김치 프리미엄 우려를 피할 수 있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 ETF를 매매할 수 있다.

은행이 제한적인 금 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높은 탓이다. 은행이 특정 ETF를 퇴직연금 계좌 판매 상품으로 넣으려면 각 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어 내부 심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은행 계좌는 유동성공급자(LP)를 거쳐야 하는 신탁 구조라 실시간 매매가 불가능하다. 이에 비슷한 ETF가 이미 판매 상품 라인업에 있다면, 은행들은 새로운 상품을 추가하길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 ETF의 경우 2021년, 가장 먼저 출시된 ACE KRX금현물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 퇴직연금 상품으로 들어갈 자격을 갖춘 금 ETF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은행은 이미 ACE KRX금현물을 담았기에 추가적인 라인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3개월(7월 24일~10월 24일)간 ACE KRX금현물에 대한 은행 순매수액(신탁·퇴직연금 포함)은 272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SOL 국제금·KODEX 금액티브 순매수액(총 8억2000만원)의 330배 이상이다.

일각에선 은행의 이러한 행태가 투자자 선택지를 제한하고 투자자들의 김치 프리미엄 리스크를 방치해 잠재적인 손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KRX금시장의 금값과 국제 금값 사이의 괴리율은 24일 기준 2.98%를 기록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20%에 육박하던 김치 프리미엄이 진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 지난 20~23일 나흘간 금 가격과 함께 김치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ACE KRX금현물은 6% 가까이 하락했다. 이 기간 KODEX 금액티브와 SOL 국제금 ETF는 1%가량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의 상품 제한으로 인해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왝더독은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국내 금현물 ETF를 매수하면 운용사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KRX 시장에서 실물 금을 사들여야 하는데, 은행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어지면 오히려 괴리율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금 가격이 내려가게 되면 국내의 경우 프리미엄까지 꺼지면서 하락 폭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뱅커(PB)가 투자 권유를 하는 은행 신탁의 경우, 국내 금현물 ETF를 판매 과정에서 추천했을 때 괴리율에 대한 위험성 고지를 사전에 했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승기] 구름 위를 달리는 듯 편안하다… 명품의 특별함 강조한 마이바흐 GLS
- [정책 인사이트] 아빠 육아휴직 ‘안 쓰면 불이익’ 북유럽 사용률 90% vs ‘쓰면 혜택’ 한국 사
- [줌인] 국가 침묵 뒤 시작된 탈출… 이란 선수들은 왜 목숨 건 망명을 택했나
- [넥스트 올다무]③ 노트·키링·액세서리 입소문… 외국인 MZ 몰리는 쇼품숍
- [르포] 진열 8분 만에 완판… 성수동 줄서기 만든 ‘버터떡’
- [Real:팁] 강서구 첫 ‘래미안’ 단지... 래미안 엘라비네 가보니
- 음식은 예술, 주방은 지옥… 전 세계 파인 다이닝의 정점 ‘노마’의 추악한 민낯
- 대만 8% vs 한국 1%…AI 호황에도 경제성장률 엇갈린 이유는
- 완벽한 예방이 가능한 암, 대장암 [CEO건강학]
- “외국인이 지역에 도움 되나”… 내국인 고용 확대 고민하는 조선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