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서 상토 불량 의혹…2년 연속 농민 속만 곪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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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이 전혀 안 올라와서 올해 농사를 망쳤습니다."
강원 춘천시 서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유모씨(62)는 올해 4만2975㎡(1만3000평) 밭에 심을 모종 1300판을 자가 육묘하려다 큰 피해를 봤다.
지난해 피해를 본 농가들은 "문제의 상토 제품은 비료 성분이 첨가돼 있는데, 배합 과정이 균일하지 않아 모종에 고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업체에 알렸으나 "정작 업체가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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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책임 인정 않고 보상 거부
“배합 등 공정 확인 안해 피해”
품질검증·책임체계 마련 절실

“싹이 전혀 안 올라와서 올해 농사를 망쳤습니다.”
강원 춘천시 서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유모씨(62)는 올해 4만2975㎡(1만3000평) 밭에 심을 모종 1300판을 자가 육묘하려다 큰 피해를 봤다. 국내 한 업체의 상토 90포대를 사용했는데 발아가 되지 않아 아주심기(정식)를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뒤늦게 이웃들이 남긴 모종을 구해 심었지만, 올해 수확량과 소득은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한다. 유씨를 포함해 서면에서 세 농민이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문제는 지난해에도 이 업체의 제품을 쓴 농가에서 똑같은 피해(본지 2024년 9월11일자 5면 보도)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상토를 판매했던 서춘천농협은 지난해 6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하자 강원도농업기술원에 실험을 의뢰하는 등 농가 보호에 나섰다. 당시 도농기원은 “해당 상토에서 생육장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놨다. 해당 업체는 경북 경주와 충북 음성 두곳에서 공장을 운영하는데, 도농기원이 실험한 결과 음성 공장에서 생산된 상토에서 농가가 제기한 것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체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 보상을 거부하는 한편 해당 상토 판매를 지속했다.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며 피해 농가에 새 상토를 보냈을 뿐이다. 결국 이 업체의 상토를 사용한 농가에서 올해 또 같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농민들은 “피해가 이어지면 적어도 공정 과정을 확인이라도 해봐야 할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지난해 피해를 본 농가들은 “문제의 상토 제품은 비료 성분이 첨가돼 있는데, 배합 과정이 균일하지 않아 모종에 고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업체에 알렸으나 “정작 업체가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사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농가의 피해를 구제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서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용종 서춘천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도농기원 실험을 통해 불량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그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했다”며 “이런 경우 영세 농민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고 현장에서 바로잡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한 품질 검증과 책임체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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