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아무리 열심히 해도 콜레스테롤은 왜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2025. 10. 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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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의 ‘보조 축’일 뿐…식습관과 약물치료가 핵심
몸을 움직인다고 수치가 곧바로 낮아지진 않지만, 멈추면 위험해져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진단을 받은 후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인데, 그런 사람이 국민 전체의 95%에 달하는 것으로 2022년에 실시된 국민 인식 조사에서 확인됐다. 심지어 65%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복용하던 약도 중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ChatGPT 생성이미지

그러나 운동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직접 낮추는 데 뚜렷한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일관된 분석이다. 세계 각국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에 따르면, 운동은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의미하게 낮추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뉴잉글랜드의학저널 등 권위 있는 의학 학술지에도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심장협회(AHA)는 "운동이 심혈관 건강 전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 역시 "운동은 지질대사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운동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상엽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지난 9월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학술대회에서 "운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주로 중성지방과 HDL콜레스테롤 수치이며, 가장 중요한 LDL콜레스테롤 변화는 10%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간의 합성 기능에 의해 주로 결정되기 때문에 운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체내 콜레스테롤의 약 75%는 간에서 합성되고, 나머지 25%만 음식으로 섭취된다. 또 운동 중에는 포도당과 지방산이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콜레스테롤은 직접적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물치료와 식습관 개선이다. 약물치료는 콜레스테롤을 약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으며,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10~15%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 콜레스테롤 못 낮춰도 혈관질환은 예방 

그럼에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의사는 약물치료와 식습관 개선뿐 아니라 운동을 함께 권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지며, 운동은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콜레스테롤 자체를 직접 낮추기보다, 혈관 건강과 대사 기능을 개선해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3대 영양소 중 하나인 지질은 세포막을 이루고 호르몬과 담즙을 만드는 데 쓰이며 뇌 발달에도 꼭 필요하다. 그러나 균형이 깨지면 건강을 위협하는 독으로 변한다. 혈액 속 지질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은 상태를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중성지방이 높거나, HDL(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를 말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비정상이라면 이상지질혈증이다.

문제는 이상지질혈증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혈액 내 LDL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혈관 벽에 침착돼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이렇게 혈관이 점차 좁아지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협심증이 발생하고,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진행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이미 국내 성인 인구의 약 48%, 즉 두 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자각하지 못한 채 심장이나 뇌혈관질환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은 약물치료와 식습관 개선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동시에, 운동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 특히 신체활동 부족 그 자체가 심뇌혈관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꾸준한 운동은 치료의 한 축이자 예방의 핵심 전략이 된다. 따라서 운동은 콜레스테롤 수치 자체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더라도,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생활습관이다.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유산소운동으로 칼로리 소모를 늘리는 것이 기본이지만,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더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근력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육량 증가를 통해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지질대사를 활성화한다. 이에 따라 혈중 지질 농도 조절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체력 향상으로 더 높은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운동 처방의 기본원칙은 유산소운동은 주 5일 이상, 근력운동은 주 3일 이상이다. 운동은 하루에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하루 두 차례로 나누어 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운동에 익숙해진 뒤에는 강도를 무리하게 높이기보다 운동 시간을 서서히 늘려가는 방식이 부상 위험을 줄이면서 지속적인 대사 개선과 심혈관 건강 유지에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통한 콜레스테롤 조절이다. 운동이 심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직접적으로 낮추는 주된 치료법은 식이요법과 약물치료이기 때문이다.

채소 등 식이섬유 풍부한 음식 섭취 늘려야

실제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의사가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운동보다 식습관 개선이다. 특히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식습관 변화만으로도 약물치료에 준하는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돼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과학적으로 고안된 식단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개발한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는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입증된 식품들을 체계적으로 조합한 식단이다. 이 식단은 식이섬유(귀리, 보리, 콩류 등), 식물 스테롤(식물성 스테롤 강화 마가린, 두유 등), 견과류(아몬드, 호두 등), 대두 단백질(두부, 두유 등)을 핵심 구성요소로 한다. 이러한 식품들은 각각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거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를 실천한 사람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5~20% 감소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스타틴 등 지질강하제의 초기 효과에 근접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소 높은 경우에는 튀김류, 비계, 기름진 음식 등 고지방 식품을 피하는 식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아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큰 환자의 경우에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치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등 이상지질혈증은 평생 관리해야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큰 경우는 물론, 식이 조절과 운동을 수개월간 지속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선택은 어떤 지질(HDL, 중성지방, LDL)에 이상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다. 이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으로, 이를 낮추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이고 표준적인 치료제는 스타틴 계열 약물이다.

이러한 약물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주요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현저히 줄이는 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약물 복용을 시작하면 4~8주 이내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50% 정도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고 해서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다시 상승하고, 동맥경화가 재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대개 장기적, 나아가 평생 복용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거나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다른 대사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꾸준한 약 복용이 심뇌혈관질환 예방의 핵심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포함한 이상지질혈증은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조기에 이상을 발견해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다. 또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면 콜레스테롤 상승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만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없지만 식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중성지방이 감소하고 HDL콜레스테롤이 늘어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현영 교수는 "고콜레스테롤혈증 같은 이상지질혈증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이행하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식습관 개선과 약물치료에 더해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그 이행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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