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 생각했어요”…가족 잃은 이태원 골목, 처음 들어선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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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그날 이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이름 붙은 좁은 골목을 12개 나라에서 온 외국인 희생자 가족들이 마주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나흘 앞둔 25일, 12개 나라에서 정부 초청을 받고 온 유가족 46명이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했다.
외국인 가족들은 오는 26일 한국 유가족과 면담하고, 27일부터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피해자 인정 신청서를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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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9-3.
3년 전 그날 이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이름 붙은 좁은 골목을 12개 나라에서 온 외국인 희생자 가족들이 마주했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공간에 당도한 표정과 몸짓은 국적, 인종을 가릴 것 없이 한결같이 처절했다.
가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해 서로를 부축하며 골목에 들어섰다. 오열하다 결국 주저앉았다. 이란, 러시아, 중국, 일본, 노르웨이, 스리랑카, 오스트리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에서 온 유가족들은, 결국 한국에서 거리를 지켜왔던 국내 유가족들과 한 몸처럼 끌어안았다. 골목에 설치된 빌보드(게시판)에 그려진 그림과 꼭같은 모습이었다. 빌보드에는 어느새 ‘A toutes les victimes Reposez en paix’(모든 희생자에게, 편안히 잠드소서)라는 프랑스어와 ‘아들아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는구나…’라고 한국어로 적은 메모가 나란히 붙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나흘 앞둔 25일, 12개 나라에서 정부 초청을 받고 온 유가족 46명이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 가운데 외국 국적 희생자는 26명(14개 나라)이다. 그 가족은, 참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진상 조사와 애도 과정에 참여하고, 지원받는 모든 과정이 한층 더 어려웠던 소외된 참사 피해자였다. 정부가 이들을 국내에 초청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외국인 유족 대부분은 이날, 참사 이후 처음 사고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참사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외국인 유가족들은 이날 이태원에서 열린 4대 종교 추모예배에 참여하고, 대통령실을 지나 시민추모대회가 열리는 서울시청까지 시민들과 함께 행진했다.
러시아에서 온 참사 희생자 김옥사나(사망 당시 25)씨의 어머니는 한 손으로는 딸의 영정을, 다른 손으로는 남편을 붙잡은 채 “별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로”를 외치는 시민들 사이에서 행진에 나섰다. 눈물이 맺힌 채로도, 보랏빛으로 물든 시민 행진을 보며 “위로가 된다”고 했다. “혼자라고, 혼자만의 문제였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같은 아픔을 안고 사는 분들을 보게 됐어요. 한국 가족들한테도, 시민들에게도 위로를 해주고 싶어요. 안아주고 싶어요.” 그는 러시아에서 가져온 초콜릿을 주변에 건넸다.
이란인 희생자 아파크 라스트마네시(사망 당시 29)의 오빠는 “뭐라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슬프다. 동생과 다른 희생자들을 생각하고, 유족들을 보면서 더 큰 슬픔이 느껴진다”고 했다.

가족들은 행진을 거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저녁 6시34분부터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한다. 6시34분은, 2022년 10월29일 첫 구조 요청 신고가 있었던, ‘살릴 수 있었던’ 시각이다. 외국인 가족들은 오는 26일 한국 유가족과 면담하고, 27일부터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피해자 인정 신청서를 제출한다. 3주기가 되는 29일 공식 추모행사인 ‘기억식’에 참석한다. 올해 기억식은 처음으로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서울시가 함께 연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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